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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까지 남은 과제는 ‘프런트 로딩’ 균형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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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까지 남은 과제는 ‘프런트 로딩’ 균형 맞추기

입력
2018.06.06 21: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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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최선희 6일 6번째 회동

미 “중대한 진전” 평가 속 팽팽

北 핵심 비핵화 선제 조치에

美 어떤 보상 카드 꺼낼지 관건

‘종전선언’ 이벤트 유력 거론

최종 비핵화 합의문 표현도 촉각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문구 추진

北 영변에 사찰단 수용도 검토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가 이끄는 미국 북미 정상회담 준비 협상단 차량이 6일 오후 판문점 협상을 마치고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을 통과해 서울로 향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가 이끄는 미국 북미 정상회담 준비 협상단 차량이 6일 오후 판문점 협상을 마치고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을 통과해 서울로 향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엿새 앞둔 6일에도 양측 실무진이 판문점에서 만나 막바지 조율 작업을 벌였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각각 이끄는 양측 협상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5시간 가까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은 북미 정상회담 의제와 결과물 초안 등을 놓고 양측 입장을 추가 조율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북미 판문점 회동은 지난달 27, 30일과 이달 2~4일에 이어 6번째다. 외교 소식통은 “회담 직전까지 밀고 당기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척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 이례적으로 빨리 끝난 4일 5차 협상 직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비무장지대(DMZ)에서 계속된 논의는 매우 긍정적이었고 중대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루 걸러 이날 열린 6차 협상이 다시 통상 소요 시간(4~5시간)을 회복했다는 사실로 미뤄 핵심 쟁점 논의가 본격화했을 가능성이 있다.

소식통들 이야기를 종합하면 아직 양측의 대립이 팽팽한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무엇보다 ‘프론트 로딩’(front-loadingㆍ초기 이행) 조치 간 균형을 양측이 어떻게 맞추느냐가 쉽지 않다. 판문점 협상 초기 미측의 대북 제의는 핵탄두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일부를 이른 시기에 반출, 폐기하는 식으로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면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거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북한이 수용하기 힘든 제안이다. 보유 핵 반출ㆍ폐기 조치는 과거 북한이 비핵화 이행 최종 단계에 배치하곤 했던 의제이고, 비핵화와 체제 보장 조치를 동시 교환한다는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나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 계획의 조정이 북한이 요구한 상응 조치일 수 있다는 게 최근 미 워싱턴포스트 보도다. 그러나 이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게 미국 판단인 것으로 전해진다.

군사적 안보 조치를 제외하면 반대급부로 미국이 대신 해줄 수 있는 상응 조치가 별로 없다. 양측이 일부 핵무기의 선(先)반출ㆍ폐기 방식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모든 핵무기ㆍICBM의 신고ㆍ봉인 방안이 절충안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종전선언도 미국이 고려 중인 대안인 듯하다. 국책연구기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바라는 연락사무소 개설 등 관계 정상화 조치와 대북 제재 완화는 법적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체제 보장 조치들이어서 북한의 비핵화 이행 속도를 맞추기가 어렵다”며 “그나마 빨리 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 초기 보상안으로 떠오른 데에는 이런 배경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종전선언은 당장 유엔사령부 지위나 한미동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 내에서 민감하게 여겨지는 이슈이고, 통상 비핵화 마지막 단계에서 거론됐던 보상 방안이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이행 조치 보상책으로 종전선언을 제시하면 북한 마음이 움직일 개연성이 적지 않다. 실제 종전선언이 정상회담 성과 홍보 이벤트가 될 수 있는 데다 북한의 초기 이행을 견인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추진 의지가 꽤 크다는 게 외신들 보도다.

아울러 회담 합의문에 최종 비핵화 상태를 어떤 표현으로 집어 넣느냐도 판문점 실무 협상의 주요 쟁점이다.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표현을 대북 공격의 상징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CVID를 직접 쓰지 않고 그 내용을 풀어 담는 방안도 협의 대상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합의문에 들어갈 비핵화 표현은 4ㆍ27 판문점선언과 2005년 6자회담 9ㆍ19 공동성명에 각각 포함된 ‘완전한 비핵화’와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합쳐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로 절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북한 비핵화 초기 단계 조치로 영변 핵 시설을 감시할 사찰단을 북한이 수용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명기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9ㆍ19 성명 내용을 기초로 공동 문건을 도출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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