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ㆍ성신여대 잇따른 도입에 총장 선출 앞둔 동덕여대ㆍ고대 “이사회 영향력 줄이고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 채택 요구 봇물 법인에 선임권한… 갈등 불가피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지난달 30일 연 '동덕여대 총장 직선제 실현을 위한 정기집회'에서 한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왼쪽사진). 고려대 총학생회가 최근 2만명의 학생들이 총장 선거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이만총총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 각 대학 총학생회 페이스북
그래픽=박구원 기자

오는 8월 김낙훈 총장 임기 만료로 신임 총장 선출을 앞둔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11일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실현을 위한 동덕인 공동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동덕여대는 현재 총장 후보자에 대해 이사회가 직접 심의해 결정하는 ‘이사회 임명제’를 따르고 있어 교수와 학생, 직원 등이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총추위)를 구성해 일정 후보자를 추려 이사회에 올리는 ‘간선제’보다도 구성원 의견이 적게 반영된다. 박종화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이제는 총장 선출 과정에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고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기구와 절차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립대에 이어 사립대에서도 학생 등 구성원 손으로 직접 총장을 뽑자는 ‘총장 직선제’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이화여대와 성신여대가 잇따라 구성원들이 총장 선출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직선제를 도입하면서 논의에 불을 댕긴 것이다.

6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전국 사립대들은 총추위를 구성해 투표로 총장 후보자들의 순위를 정해 이사회에 제출하는 간선제를 택하거나, 동덕여대처럼 이러한 구성원 추천 과정 없이 곧장 이사회 심의로 총장을 임명하는 임명제를 따르고 있다. 사립학교법상 ‘학교의 장은 학교법인 또는 사립학교 경영자가 임용한다’고 명시된 데다 교육부 승인 사안도 아니기 때문에 이사회의 총장 선출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이에 연세대, 동국대, 한신대 등 다수 사립대는 총장 선출 시기마다 법인ㆍ학교와 학생ㆍ교수 간 내홍을 반복해 왔다.

오는 12월 신임 총장 선출을 앞둔 고려대 총학생회 역시 동덕여대와 마찬가지로 학내 민주주의를 확대해야 한다며 직선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고려대는 그간 30명 규모의 총추위를 구성하고 1인당 3표씩을 행사해 총장 후보 1~3순위를 결정하면, 법인 이사회에서 이중 한 명을 꼽아 임명하는 간선제로 총장을 뽑아왔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총추위 내 학생 위원이 3명으로 그 수가 교수(15명) 교우회(5명) 법인(4명)보다 적고, 총추위가 1~3순위를 꼽더라도 이사회가 임의대로 1순위가 아닌 2, 3순위를 총장으로 임명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을 한계로 꼽고 있다. 총학생회는 최근 2만명의 학생들이 총장 선거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이만총총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학교 와 법인 측에 ▦총추위 내 학생 비율 확대 ▦총장 선출 최종 결과에 학생 의견 직접 반영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홍익대, 한신대 총학생회도 직선제 도입을 위한 학내 의견수렴, 집회 등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정부 의지에 따라 직선제 문이 활짝 열린 국립대와 달리, 사립대는 총장 선임권한이 법적으로 법인의 고유 권한이라는 점에서 다수로 확산하는 데까지 적지 않은 갈등을 겪을 것이라는 게 대학가 안팎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부 학생단체들은 사립학교법 개정을 통한 총장직선제 법제화까지 요구하고 있다. 김태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직선제를 위한 제도 개선이나 사립대의 총장 선출 문화를 전반적으로 바꿔가기 위해 대학 간 연대 활동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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