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美 ‘비핵화 방식’ 이견 여전 “트럼프 ‘단계적 과정’ 언급한 건 北의 결단 이끌어내기 위한 전술 비핵화 협상, 큰 진전 없는 상태” # 판문점 협상 등 활용 합의 속도 ‘비핵화 방식’ 접점 찾지 못할 땐 트럼프ㆍ김정은 담판서 결정 전망 “종전선언 등 최대한 합의 도출”
북미 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미 간 비핵화 방식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준 기자

6ㆍ12 북미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상황인데도 핵심 사안인 비핵화 방식을 두고 북미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비핵화 방식에 대한 당장의 의견 접근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합의가 가능한 부분부터 협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판문점 실무협상 라인을 열어두고 있다. 남은 기간 절충안을 찾지 못할 경우 비핵화 방식에 대한 합의는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담판을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북미 회담에 정통한 복수의 한미 소식통은 5일 “미국은 비핵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시점에서 보상이 이뤄지는 일괄타결식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 방식, 북한은 비핵화 단계별로 중간 보상이 이뤄지는 동시적ㆍ단계적 비핵화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며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양측의 비핵화 협상에서 큰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한번에 해결하고 싶지만 협상이란 게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며 “아마 두 번째, 세 번째 회담을 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게 이 같은 협상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단계적 과정’을 언급하는 등 CVID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제 협상에선 CVID 의지가 확고하다고 한다. 북미 회담 사정에 밝은 워싱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6자회담 당시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의거 단계적인 비핵화 보상을 하는 등의 실패한 대북 비핵화 해법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북미 협상과정에서 내비쳤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양보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이유는 북한의 결단을 이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전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로선 비핵화 방식 합의는 사전 대본 없이 북미 정상회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담판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비핵화 이외의 사안들은 판문점 협상을 포함한 북미 접촉 채널에서 합의 가능한 부분을 최대한 많이 도출하기 위해 속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현재 북미 간에는 양국의 비핵화 원칙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합의하자는 공감대가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남북미 3자 종전선언’ 카드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과는 다르게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 선언이기 때문에, 비핵화 합의와는 무관하게 정치적인 결단만으로도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2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면담 뒤 “우리는 종전선언에 대해 이야기했고, (정상회담 때)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인다는 조건 하에 북한 전력망을 포함한 인프라 건설을 지원해준다는 논의와, 김 위원장의 숙원사업인 원산갈마관광지구 지원에 대한 내용도 오간 것으로 관측된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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