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ㆍ베토벤ㆍ슈베르트 등 내일 금호아트홀서 다양한 곡 선봬
제레미 덴크는 미국의 천재 피아니스트로 불린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천재들의 상이라 불리는 맥아더 지니어스 펠로우십 수상자이자 미국 예술과학 학술회 회원, 뉴요커와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주요 언론에 꾸준히 글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 피아니스트 제레미 덴크(48)는 연주 실력뿐만 아니라 독특한 이력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건반과 펜을 이용해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는 덴크가 7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5일 금호아트홀에서 만난 덴크는 “피아노 연습을 혼자 오랫동안 하는 건 외로운 일”이라며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욕망을 다른 방법으로 나누게 된 것이 바로 글쓰기”라고 말했다.

덴크는 자신이 발매하는 앨범의 설명 글도 직접 쓴다. 요즘은 9월에 발매할 음반을 준비 중이다. 2016년 ‘서양 클래식 음악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열었던 연주회에서 연주했던 28곡이 담긴다. “120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게 프로그램을 짰어요. 왜 이 곡을 골랐는지 어떤 점이 중요한지 제가 가장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노트도 제가 직접 쓰는 겁니다.”

덴크는 곡을 연주하는 사람이 동의하지 않는 내용이 관객에게 전달되기 원하지 않기에 자신의 생각을 직접 글로 적는다. 글쓰기는 연주에도 도움이 된다. 그는 “특정한 악절을 반복해 연습하면서 어느 순간 깨달음의 순간이 오는데, 글쓰기도 비슷하다”며 “글을 쓰는 과정에서 이 곡을 어떻게 연주하면 좋을지 정리가 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가인 찰스 로젠이 1971년 펴낸 소설 ‘더 클래시컬 스타일: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을 오페라 각본으로 각색하기도 했다. 오페라 ‘더 클래시컬 스타일’은 미국 뉴욕 카네기홀과 아프센 뮤직 페스티벌 등에서 공연됐다. 꾸준히 글을 쓰고 있지만 글과 피아노 중 하나만 고르라면 덴크는 피아노를 택하겠다고 했다. 그의 글 역시 음악에 기반을 둔 것이기 때문이다.

독특한 이력에 먼저 눈이 가긴 하지만 덴크는 미국에서 누구보다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주자다. 카네기홀의 단골 초청 연주자이고, 시카고 심포니, 뉴욕 필하모닉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했다. 2013년 발매한 골드베르크 변주곡 앨범은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에 올랐다. 덴크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모차르트와 프로코피예프, 베토벤과 슈베르트에 이르는 방대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그는 “베토벤 소나타 30번과 슈베르트 소나타 21번을 비교해서 듣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작품은 작곡가들 생애 후기에 작곡된 곡이에요. 베토벤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걸 최대한 응집해서 악보에 담았다면, 슈베르트는 넓게 펼쳐서 표현합니다. 인생을 마감하는 두 가지 관점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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