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합의 파기 후 3차 무역협상 결렬 트럼프 “오직 이길 것” 일전 불사 매티스, 인공섬 무기배치 비판에 中 “함부로 지껄인다” 거센 반발 폼페이오 인권문제 거론에 中 발끈
제3차 무역 협상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윌버 로스(왼쪽) 미국 상무장관과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3일 베이징 국빈관 댜오위타이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별다른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미중 갈등이 통상과 안보, 인권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고조되고 있다. 문제는 각 부문의 이슈가 복잡하고 중층적 형태로 얽히는 바람에 갈등과 충돌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구조라는 점이다.

무역전쟁 ‘휴전 끝’… 관세폭탄 퍼붓나

미중 간 가장 첨예한 대립이 벌어지는 전장(戰場)은 통상 분야다. 2주 전쯤만 해도 봉합되는 듯했던 양국의 무역 전쟁은 이제 그야말로 일촉즉발 상황이다.

3차 무역협상을 위해 지난 2일 중국을 방문한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미국 대표단은 중국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이튿날 밤 빈손으로 귀국했다. 지난달 19일 2차 무역협상 후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이 미국 상품 구매를 늘려 3,75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 무역흑자를 줄인다’는 타협안을 발표했지만, 그 이행 방안과 관련해선 아무런 합의를 보지 못한 것이다. 중국은 아예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부과 등 제재조치를 실행하면 양국 간의 (2차) 무역 합의 효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나라의 협상이 난항을 겪는 까닭은 2차 협상 직후, 미국 측이 “사실상 시진핑의 승리”라는 국내 비판 여론에 강경모드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중국과 ‘휴전’에 들어간 지 열흘 만인 지난달 29일,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고 15일 구체적 품목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이 먼저 중국에 무역전쟁을 선포한 셈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차 협상 실패와 관련,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 대한 ‘관세 부과’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4일 트위터에 “중국은 이미 대두(大豆)에 16%의 세금을 부과한다. 미국은 오랫동안 이처럼 나쁜 협상을 해왔다. 우리는 오직 이길 것”이라며 중국과 일전을 불사할 뜻을 분명히 했다.

남중국해 문제서도 부쩍 충돌 늘어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도 미중 사이의 가열되고 있다. 두 나라가 이 문제로 부딪치는 게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선 부쩍 충돌이 잦아지는 모습이다.

선봉에 나선 것은 미 국방부다. 지난달 18일 중국 공군이 남중국해에서 해상 타격훈련, 인공섬 이착륙 훈련을 시행하자 미 국방부는 곧바로 “중국이 분쟁 지역을 군사기지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측에 보낸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 초청을 취소하는가 하면, 이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감행하며 미 공군 전략 폭격기 B-52H 1대가 중국이 영해 경계선이라 주장하는 ‘남해 9단선’을 넘기도 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지난 2일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첨단 무기 배치에 대해 “이웃 국가를 겁주고 협박하려는 군사적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매티스 장관 발언 직후, 허레이(何雷)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은 “어떤 다른 국가도 (남중국해 문제를) 함부로 지껄이며 중국 내정에 간섭할 수 없다”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화를 반대한다고 외치는 자들이 오히려 실제 군사화에 착수하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폼페이오, 中 ‘약한 고리’ 톈안먼 문제도 거론

미국의 대중 압박은 급기야 중국의 ‘약한 고리’인 인권 분야로까지 번지고 있다. 유혈 참극으로 마무리돼 중국 현대사의 대표적 비극으로 꼽히는 ‘6ㆍ4 톈안먼(天安門) 사태’ 29주기를 맞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인권문제 개선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은 그동안 미 국무부가 타국 인권 현안에 대해선 주로 대변인 명의 성명을 발표해 온 것과는 매우 대비되는 것이다. 그는 성명에서 중국 정부가 톈안먼 사태의 진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투옥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타계한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의 2010년 노벨평화상 수락 연설도 언급했다. 최근 중국과의 무역 갈등, 남중국해 분쟁 등이 미국의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매년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를 이유 없이 비난하며 내정에 간섭한 데 대해 강력히 불만을 표시하고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을 맹비난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