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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핫&쿨] 비료ㆍ농약ㆍ플라스틱 못 쓴다... 인도 시킴주 ‘완전 청정 농업’ 주목

입력
2018.06.04 17: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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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시킴주 북부 촙타 계곡 풍경. 시킴주는 중국ㆍ네팔ㆍ부탄과 국경을 맞닿은 작은 지역으로 인구수는 61만명 남짓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인도 시킴주 북부 촙타 계곡 풍경. 시킴주는 중국ㆍ네팔ㆍ부탄과 국경을 맞닿은 작은 지역으로 인구수는 61만명 남짓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인도 시킴주가 ‘완전 청정 농업구역’을 실현하기 위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2003년 유기농 100% 지역 달성을 선언한 이래 꾸준히 추진해 온 끝에 2014년에는 화학비료ㆍ살충제 사용을 불법화하고, 2016년에는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금지한 데 이어 올해 4월부터는 비유기농 농작물의 주내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킴주가 인도 정부는 물론 세계 유기농업의 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이를 소개했다. 15년간 추진된 청정정책으로 주민의 건강상태가 개선된 데다 전국적으로 유기농 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유기농 사업자에게 1억1,900만달러 지원금을 쏟아 붓는 등 중앙정부도 시킴주를 ‘국제 모델’로 내세울 태세를 보이고 있다. 시킴주의 유기농 혁명을 이끈 파완 쿠마르 참링 시킴주지사는 “시킴이 시작한 움직임은 장래 전세계가 수용하게 될 것”이라며 “이게 우리의 비전”이라고 역설했다.

시킴주가 유기농 전환 선언을 한 것은 살충제 사용으로 작물 생산량은 급격하게 올랐지만, 산업화된 농업 지역에 암 발병률이 증가했고 살충제 잔여물이 남아 자연 환경을 해치고 농토를 황폐하게 하고 있다는 진단 때문이었다.

물론 상당한 도전이 있었다. 유기농 비전이 발표된 2003년, 농부들은 유기농이 무엇인지조차 잘 알지 못했고 곡물 생산량 감소를 호소했다. 참링 주지사는 “시간이 흐르며 주민들도 우릴 이해하고 지지해 줬다”고 말했지만 지역 농민들은 여전히 “유기농 전환의 이득이 우리에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관료들은 완전 유기농 전환이 주민 건강은 물론 농토와 환경 보전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도산 향신료인 카르다몸 생산량은 2014년부터 23% 증가했는데, 생산량 증가의 원인은 농약이 사라지면서 카르다몸의 수분(受粉ㆍ가루받이)을 매개하는 꿀벌 개체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관광객도 늘었다. 히말라야 산맥 제3봉 ‘칸첸중가’ 아래 천혜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유명 여행가이드 ‘론리 플래닛’이 시킴을 2014년 추천 여행지로 선정했고 2016, 2017년 기준 관광 수입 비중은 주 전체 수입의 8%까지 성장했다.

시킴주의 성공에 이웃 케랄라주와 메갈라야주는 물론 옆 나라 부탄도 유기농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인도 출신인 초이트레시 쿠마르 강굴리 국제유기농업운동협회 이사는 “시킴주는 이웃 주와 국가의 모델”이라면서 “애초에 농약 사용량이 적었기에 유기농 전환에 이점이 있었지만 다른 어떤 주나 나라보다도 정치적 의지가 강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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