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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ㆍ파나마 “월드컵 처음이라고 얕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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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ㆍ파나마 “월드컵 처음이라고 얕보지 마라”

입력
2018.06.08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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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6’ 깜짝 8강 아이슬란드

예선 7승으로 I조 1위로 올라와

아르헨ㆍ나이지리아와 죽음의 조 편성

30년 도전 첫 진출 북중미 파나마

본선 티켓 따자 임시 공휴일 지정

강한 조직력ㆍ정신력으로 이변 기대

아이슬란드의 축구팬이 지난 3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 바이킹 복장을 한 채 응원하고 있다. 레이캬비크=로이터 연합뉴스
아이슬란드의 축구팬이 지난 3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 바이킹 복장을 한 채 응원하고 있다. 레이캬비크=로이터 연합뉴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진출한 32개 팀 가운데 ‘바이킹의 후예’ 아이슬란드와 북중미 파나마가 우여곡절 끝에 예선 벽을 뚫고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2년 전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에서 8강 진출에 성공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아이슬란드는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도 I조 1위(7승1무2패)로 통과하며 기적의 동화를 계속 써나갔다.

아이슬란드는 총 인구 33만 명의 작은 섬나라다. 서울시 도봉구(35만명)보다 인구가 적은 데다가 국토의 80%가 빙하 및 용암지대로 이뤄져 축구를 하는데 힘겨운 환경이다. 자국 프로축구 리그도 없다. 불과 7년 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12위에 그쳤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도 바이킹의 후예들은 축구로 큰 일을 냈다. 유로 2016 16강에서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고, 월드컵 유럽예선에선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터키 등 만만찮은 상대들이 몰린 I조에서 당당히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아이슬란드의 기적을 썼던 선수 대부분은 러시아월드컵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D조에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와 함께 묶였다. 절대 약체라고 부를 팀이 없어 8개 조 통틀어 최악의 ‘죽음의 조’로 꼽힌다.

지금 기세로 볼 때 아이슬란드는 첫 출전을 넘어 16강 이상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유로 2016을 지휘했던 치과의사 출신인 헤이미르 할그림손 감독이 계속 지휘봉을 잡고, 어린 시절부터 실내 축구장에서 기본기를 갖춘 ‘인도어 키즈’도 건재하다. 간판 스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길피 시구르드손(29)이다. 시구르드손은 5년 연속 아이슬란드 최고의 축구 선수로 뽑힌 독보적인 선수다.

하지만 아이슬란드 축구의 전설 아이두르 구드욘센(40)이 지난해 은퇴했고, 공격수 콜베인 시그도르손(28)이 무릎 부상으로 빠진 것이 아쉽다. 유럽 예선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시구르드손(4골 4도움)으로 확실한 골잡이가 없는 것이 약점이다. ‘월드컵 초보’인 할그림손 감독의 리더십도 팀 성적을 좌우할 변수다.

파나마의 후안 카를로스 바엘라 대통령과 축구 대표팀이 지난달 30일 첫 월드컵 진출을 축하하고 있다. 파나마시티=AFP 연합뉴스
파나마의 후안 카를로스 바엘라 대통령과 축구 대표팀이 지난달 30일 첫 월드컵 진출을 축하하고 있다. 파나마시티=AFP 연합뉴스

파나마는 월드컵 예선에서 최대 이변을 일으킨 복병이다. 북중미 최종예선 마지막 코스타리카전 승리로 온두라스를 제치고 극적으로 3위에 올라 본선 직행 티켓을 따냈다. 1978년 이후 매번 월드컵 예선전에 참가한 뒤 처음으로 본선행을 극적으로 확정 짓자 파나마 대통령은 코스타리카를 꺾은 다음날(10월1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기도 했다.

파나마는 7일 기준 피파 랭킹 55위로 벨기에(3위), 잉글랜드(12위), 튀니지(21위)와 함께 G조에 편성됐다. G조 최약체로 분류되지만 미국, 남미, 유럽 등에서 뛰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장기간 대표팀에서 A매치 100경기 안팎을 소화한 선수들이 다수 있어 조직력과 정신력만큼은 여느 팀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FIFA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파나마는 대표팀 평균 연령 29.4세로 32개 참가 팀 가운데 최고령을 기록했다.

파나마의 간판 골잡이는 이번 월드컵 예선 11골을 포함해 A매치 117경기에서 43골을 터뜨린 블라스 페레스(37), 105경기에서 43골을 터뜨린 루이스 테하다(36)다. 또 골키퍼 제이미 페네도(37ㆍ130경기), 미드필더 가브리엘 고메즈(34ㆍ143경기 12골), 수비수 로만 토레스(32세ㆍ110경기 10골), 주장 펠리페 발로이(37ㆍ102경기 3골) 역시 경험이 풍부하다.

파나마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콜롬비아 출신의 에르난 다리오 고메스는 남미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뽑히는 감독이다. 1998년 콜롬비아, 2002년 에콰도르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에 나갔다. 이번엔 파나마 감독으로 러시아에서 새 역사를 꿈꾸고 있다. 상대 팀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는 파나마는 선수비 후역습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상대는 방심하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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