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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했던 아시아컵은 잊어라, 이번에 수비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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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했던 아시아컵은 잊어라, 이번에 수비농구”

입력
2018.06.04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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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예선ㆍ亞게임 출전 앞두고

간판 오세근ㆍ김종규ㆍ이종현 등

부상 탓 합류 못해 대표팀 비상

“라건아 왔으니 좋은 성적 내야

기술위 회의서 허웅ㆍ허훈 발탁

매번 말 많아 이제 신경 안 써

선수들 승부처 해결능력 키워야”

허재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5월31일 진천선수촌에서 직접 공을 던져주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진천=고영권 기자
허재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5월31일 진천선수촌에서 직접 공을 던져주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진천=고영권 기자

‘농구 대통령’ 허재(53) 국가대표팀 감독은 해마다 이 맘 때면 한숨이 부쩍 는다. 대표팀 소집 시기인 5월말은 6개월 간의 프로농구 대장정이 끝나고 수술 및 재활, 군 입대 등으로 선수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가는 시기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국제 대회는 꼬박 열린다. 어쨌든 감독은 데리고 있는 선수들로 결과를 내야 한다.

지난달 31일 충분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허재 감독은 “처음 구상했던 인원 가운데 절반 정도가 (부상 탓에) 합류를 못했다”며 “상무 선수들을 제외한 프로 선수들은 휴식 기간이라 지금 전혀 실전을 뛸 수 있는 몸이 아니다. 쉽지 않지만 6월말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예선전이 있기 때문에 빨리, 빨리 맞춰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6월28일 중국, 7월1일 홍콩과 2019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지역 예선전을 치른다. 8월 중순부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내년 월드컵 티켓, 아시안게임 2연패가 걸린 중요한 일전들이다.

허재 대표팀 감독. 진천=고영권 기자
허재 대표팀 감독. 진천=고영권 기자

하지만 대표팀은 현재 비상등이 켜졌다. 간판 센터 오세근(KGC인삼공사ㆍ200㎝)을 필두로 김종규(LGㆍ207㎝), 이종현(203㎝ㆍ현대모비스) 등 ‘빅맨’들이 재활로 빠졌다. 또 정신적 지주인 양희종(KGC인삼공사)도 손가락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김선형(SK)은 대표팀에 뽑혔지만 발목 수술 후유증 탓에 따로 회복 훈련을 받고 있다.

허 감독은 “매번 12명을 구성할 때 이래저래 한 두 명씩 빠져나가고, 공을 만질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라 소집 후 2주 동안 체력 훈련만 했다”면서 “패턴 훈련도 하고 5대5 운동도 해봐야 하는데 갑갑하다. 한편으로는 시즌 끝나고 쉬는 시기에 이렇게 소집 훈련을 하는 것을 보면 감독으로서 미안하고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농구월드컵 예선과 아시안게임을 향한 여정은 냉정히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 허 감독은 수비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아시아컵에서 화끈한 공격 농구로 한국을 깜짝 3위에 올려 놓은 허 감독은 “이번엔 밖에서 슛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가 이정현(KCC), 최진수(오리온), 허웅(상무) 정도뿐”이라며 “현재 다득점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 어떻게든 수비로 승부를 걸겠다”고 설명했다.

귀화 선수로 합류한 라건아(현대모비스)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오래 뛰었다고는 하지만 프로와 대표팀은 시스템이 다르다. 조직적인 수비에 녹아 들어야 한다”며 “어쨌든 좋은 선수를 받았으면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건 감독 몫”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표팀 선발 때마다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는 허 감독의 아들 허웅, 허훈(KT)에 대해선 “대표 선발은 기술위원회 회의를 거치는데, 매번 말들이 많아 이제 신경도 안 쓴다”고 잘라 말했다.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허재 감독. 진천=고영권 기자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허재 감독. 진천=고영권 기자

현역 시절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던 한국 농구의 상징적인 존재로서 후배들을 향한 메시지도 던졌다. 허 감독은 “지금 선수들이 열심히 하려는 자세는 전부 좋지만 기량은 엇비슷하다. 특정 선수가 다쳤을 때 팀의 균형이 깨져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팀마다 외국인 선수도 있고 하니까 그 공백을 메운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요한 순간 공격을 외국인 선수에게 맡기고, 국내 선수들은 외곽에서 찬스가 나면 던지는 위치에 있으니까 점점 해결 능력은 떨어진다. 이제 국내 선수들도 기술을 키워 승부처 때 휘저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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