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인트 레지스 호텔 찾아… "오바마 묵었던 곳" 설도

5월 31일 '김정은 집사'라 불리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의 싱가포르 숙소인 풀러턴 호텔 앞에 기자들이 서 있다. 연합뉴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의전 분야 협상을 벌이고 있는 북한 실무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 동선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특히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묵을 숙소를 둘러보고 있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1일 오전 싱가포르 풀러턴 호텔에서 만난 북측 관계자는 일정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정이 아주 많다”면서도 구체적 일정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늘은 쉽니다”라고 말했다. 김창선 부장 등 북측 실무팀은 지난 28일 미국 측과의 회담장소, 경호, 의전 분야 실무협상을 위해 싱가포르로 입국했으며, 전날에는 미국 협상팀이 머물고 있는 센토사 섬 내 카펠라 호텔을 찾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호텔 안팎에 진을 치고 있는 취재진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 부장은 오후 3시 40분쯤 호텔 밖으로 나왔다. 김 부장은 싱가포르 중심가인 오차드 거리에 있는 고급 호텔인 ‘더 세인트 레지스 호텔’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국제회의 참석 차 싱가포르를 들렀을 당시 묵었던 곳”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당초 북미 정상회담은 당일치기로 치러질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회담이 2일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미국에서 나오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는 김 부장이 김 위원장이 묵을 만한 숙소를 찾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싱가포르 입국 나흘째를 맞은 북측 실무팀은 이날 오전까지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내부 논의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조 헤이긴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 미국 실무팀의 모습도 호텔 입구에서 진을 치고 있는 취재진에 포착되지 않았다. 양측이 협상을 벌였다는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경호, 동선문제 등에 대한 북미간 싱가포르 실무협상이 숨 고르기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정상회담 장소로는 센토사 섬 내 카펠라 호텔로 결정난 것으로 보인다. 카펠라 호텔은 미국 측 실무협상팀이 머물고 있는 곳인데, 지난달 30일 북한 김 부장이 골프카트를 이용해 호텔 경내를 둘러보는 장면이 목격된 바 있다.

카펠라 호텔은 센토사 섬 내 대로(아틸러리 에브뉴)에서 300m 가량 외길을 따라 올라가야 닿는다. 과거 영국군 주둔지로 센토사 내에서도 비교적 높은 지대에 자리 잡았다. 샹그릴라 호텔에 비해 덜 복잡해 경호가 용이하다는 평가다.

한때 유력한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된 샹그릴라 호텔은 이날부터 돌연 민간 투숙객에 대한 예약을 재개했다. 호텔 관계자도 “회담 당일(12일)에도 방이 있다. 예약을 받는다”고 확인했다. 반면 카펠라 호텔은 투숙객이 아닌 경우 진입이 원천 봉쇄 됐다. 진입로 보안 직원 씸(60)씨는 “안에 중요한 행사가 있다. 패스가 없으면 올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정민승 특파원, 조영빈 기자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