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11]

한국당 ‘부ㆍ울ㆍ경 사수’ 지역 유세 정작 후보들은 빠져 ‘이상 기류’
홍준표(왼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6ㆍ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 부산을 찾았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틀째인 1일에는 울산, 포항 등을 차례로 들르며 보수 표밭인 ‘부ㆍ울ㆍ경 사수’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홍 대표의 지원사격을 받는 각 지역의 후보들은 유세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한국당 후보들이 의도적으로 당대표를 피하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80%라는 것은 전부 거짓말”이라며 “지금 진행되는 여론조사는 더불어민주당 지지 계층을 상대로 하는 국정 지지도로서 허구이며, 실제로는 40%를 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선거를 해보면 결과가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한국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대구, 울산, 포항 등에서조차 여당 후보들의 추격이 만만찮은 것으로 나타나자, 패배 우려가 커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사무소의 주인인 김 후보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의문을 남겼다. 김 후보 측은 이날 오후로 예정된 울산시장 후보 TV토론회 준비 때문에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거철 각 지역 후보들이 중앙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를 앞다퉈 요청하는 분위기란 점을 감안하면 심상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홍 대표를 둘러싼 이상기류가 감지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역에서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출정식을 마친 뒤 충남 천안시로 이동해 이 지역 후보들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하지만 현장에는 박상돈 천안시장 후보, 이창수 재보선 천안병 후보만 함께 했을 뿐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는 동행하지 않았다. 이 후보 역시 TV토론회 준비를 이유로 들었다.

이어진 부산 유세에서도 주인공인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와 나란히 선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같은 시각 서 후보는 사상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따로 유세를 벌였다.

당 안팎에선 후보들이 홍 대표의 지원이 표몰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의도적으로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보수 텃밭인 영남권에서도 홍 대표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며 “홍 대표와 거리를 두는 게 안전하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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