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2015년 11월 14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차벽을 무너뜨리려 하자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다. 서재훈기자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물대포에 최루액을 섞어 집회 참가자에게 뿌리도록 할 수 있는 지침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31일 헌법재판소는 세월호 진상규명 집회에 참가한 장모씨 등이 경찰의 ‘살수차 운용지침’의 위헌성을 가려 달라고 낸 위헌 확인소송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경찰이 2014년 3월 만든 살수차 운용지침은 ‘곡사 또는 직사의 살수로도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최루액을 살수차 물탱크에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최루액 혼합은 관할 지방경찰청장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헌재는 이 지침에 대해 “위해성 경찰장비는 본래 사용방법에 따라 지정된 용도로 사용되어야 하며 다른 용도나 방법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령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령이나 법률에 따르지 않은 혼합살수행위는 신체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공권력 행사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최루액 혼합 자체가 위헌이라고 봤다기 보다는, 이렇게 국민의 기본권을 일부 제한할 수 있는 행위를 법률 아닌 지침으로 정한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게 헌재의 정확한 뜻이다. 다만 합헌 의견을 낸 김창종ㆍ조용호 헌법 재판관은 “혼합살수행위는 급박한 위험을 억제하고 사회공공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며 합헌 의견을 냈다.

2015년 5월 1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집회에 참가한 장씨 등은 경찰이 법률적 근거도 없이 참가자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물에 캡사이신을 섞어 발포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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