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
이달 디토 페스티벌서 멘토 역할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협연 기대”
첼리스트 장한나엔 “유일한 제자”
올해 70세를 맞은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가 한국에서 세 차례 공연에 나선다. 크레디아 제공

70세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는 자신을 ‘세계시민’이라고 칭한다. 이탈리아산 첼로를 연주하면서 프랑스와 독일에서 만들어진 활을 쓰고 오스트리아에서 제작된 현을 사용한다. 그에게는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하고 즐겨주는 모든 곳이 집”이다. 그 중에서도 그는 한국을 사랑한다. 1988년 호암아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한 이후 1997년에는 한복을 입고 있는 표지의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마이스키가 올해도 한국을 찾는다. 이메일로 만난 마이스키는 한국 청중들에 대해 “민감하고 지적이며 긍정적인 기운을 갖고 있어 그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는다”며 “한국에 여러 번 방문한 만큼 익숙하지만, 항상 흥미로운 곳”이라고 말했다.

미샤 마이스키는 올해 디토 페스티벌에서 앙상블 디토,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한 무대에 선다. 크레디아 제공

마이스키는 6월 7~23일 열리는 디토 페스티벌에서 멘토 역할을 맡아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과 한 무대에 선다. 그는 “평소 젊은 연주자들과 연주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한국에서 에너지 넘치는 연주자들과 좋은 음악을 만들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함께 무대에 서는 연주자 중 피아니스트 임동혁을 언급했다. “절친인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이야기를 많이 했던 터라 기대가 많이 된다”는 것이다. 피아노 여제라 불리는 아르헤리치는 임동혁의 적극적인 지지자다. 마이스키는 “제가 젊은 연주자들보다 경험이 많기는 하지만 가르친다기보다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다”며 “실내악은 쌍방향의 작업이기 때문에 나도 젊은 연주자들에게서 무언가를 배우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샤 마이스키는 오스트리아 빈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한국에서 연주한다. 크레디아 제공

마이스키는 16일에는 오스트리아 빈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롯데콘서트홀에서 다시 한 번 한국 관객을 만난다. 그가 해외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국을 찾는 건 7년 만이다. 차이콥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협연한다. 마이스키는 “일반적인 차이콥스키 곡과는 조금 다른, 매우 생생한 곡”이라며 “모차르트에 대한 존경을 드러내는 곡으로 관객들도 쉽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스키는 1998년 당시 16세였던 첼리스트 장한나를 발굴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제자는 장한나가 유일하다”며 “첼리스트로서도, 지휘자로도 모두 훌륭하다”고 극찬했다. 마이스키는 현재 장한나가 음악감독으로 있는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와 2020년 5월에 연주가 잡혀 있다.

1948년 당시 소련에 속해있던 라트비아 리가에서 태어난 마이스키는 굴곡 많은 삶을 살아 왔다. 1965년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누나가 이스라엘로 망명하며 1970년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다. 그는 1972년 망명에 성공해 같은 해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새롭게 데뷔했다. 마이스키는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보며 “소련을 떠나며 살게 된 제2의 인생이 정말 행운이며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 마이스키의 70세를 기념하며 전 세계에서 공연이 열린다. 아르헤리치,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과 함께 하는 골든 트리오 공연, 17명의 첼리스트가 한 무대에 오르는 첼로 마니아 공연 등이다. 무엇보다 두 딸인 릴리ㆍ사샤 마이스키와 함께 하는 패밀리 트리오가 그에겐 특별하다. 마이스키는 “음악가가 아닌 개인으로서는 나의 자녀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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