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피해’ 경험 차성안 판사
동료판사 재판 청탁 관행 지적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소속 노조원들이 30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재판을 협상 카드로 사용한 정황이 나온 것과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과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현직 판사가 법원 안의 ‘관선변호’ 관행을 지적하고 실태파악을 위한 전수조사를 제안하고 나섰다. 관선변호는 판사가 다른 판사에게 접촉해 사건 처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는 시도를 말한다.

차성안(41ㆍ사법연수원 35기) 판사는 30일 법원 내부통신망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까지 저에게 지인의 사건과 관련해 전화한 동료법관이 5명 있었다”며 “관선변호를 하는 판사가 한 명도 없는 사법부에서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재판하고 싶다”고 밝혔다. 차 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 반대 목소리를 냈다가 법원행정처 사찰을 받은 인물이다.

이어 차 판사는 “앞으로 동료 판사가 이런 전화를 하면 ‘부적절한 내용의 전화입니다’라고 거절하고 그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며 “이렇게 면박을 줘도 관선변호를 감행한다면 중징계나 형사처벌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선변호 실태 파악을 위해, 법관을 상대로 한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나아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도 사법부와 관련한 내용을 명확하게 기술해, 동료 판사로부터의 청탁이 있으면 거부ㆍ신고할 의무를 명확히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차 판사는 일선 법원에서 종종 발생하는 관선변호가 계속 용인되면서, 이번과 같은 대법원의 ‘재판 거래’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봤다. 그는 “법정 외에서의 접촉과 관련해 우리 판사 사회에 무딘 윤리의식이 있다”며 “관선변호가 일반사건에서 일어났던 현실은 법원행정처에 (일선 재판에 직접 관여할) 틈을 줬다”고 강조했다.

관선변호는 현직 판ㆍ검사가 담당 판ㆍ검사에게 지인 사건 처리를 부탁하는 일을 말한다. 박준 서울대 법과전문대학원 교수는 2011년 논문에서 전직 법관을 예우하는 ‘전관예우’와 달리 현직 법관 민원을 들어준다는 의미에서 관선변호를 ‘현관예우’라 정의하기도 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차성안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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