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후면 많은 사람이 4년 동안 기다린 축구 월드컵이 시작된다. 내로라 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기에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월드컵이 시작되면 언론에는 외국 선수들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데, 가끔 같은 이름을 다르게 표기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로마자로 적어 놓으면 철자가 동일한데 한글로 표기할 때에는 다른 경우이다. 가장 대표적인 두 사람이 ‘호나우두’와 ‘호날두’이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브라질의 축구 선수 호나우두와 현재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포르투갈의 호날두는, 이름을 로마자로 적으면 모두 ‘Ronaldo’이다. 그런데 한글 표기가 다른 것은, 우리나라의 외래어 표기법이 발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브라질과 포르투갈에서는 모두 포르투갈어를 사용하지만 브라질에서 사용하는 포르투갈어는 발음이 좀 다른 부분이 있다. 먼저 포르투갈어의 어두 ‘r’은 ‘ㅎ’으로 발음하고 어말 ‘o’는 ‘우’로 발음하기 때문에 두 선수 모두 첫 음절은 ‘호’, 끝 음절은 ‘두’로 적는다. 그런데 어중의 ‘l’을 표기하는 법이 다르다. 일반적인 포르투갈어에서는 ‘l’을 ‘ㄹ’ 받침으로 발음하지만 브라질 포르투갈어에서는 ‘l’을 ‘우’로 발음하기 때문에 ‘호날두’와 ‘호나우두’가 되는 것이다. 영국 선수 ‘제임스’와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콜롬비아 선수 ‘하메스’도 마찬가지이다. 한글로는 완전히 다른 이름이지만 원어는 두 사람 모두 ‘James’이다. 그러나 영국 선수는 영어 발음을 따라 적고 콜롬비아 선수는 에스파냐어 발음을 따라 적기 때문에 ‘제임스’와 ‘하메스’가 된다. 표기야 어떻든 뛰어난 선수들의 멋진 활약이 기대되는 6월이다.

이운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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