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맹추격 김인경과 공동선두
부담 이기고 볼빅 챔피언십 우승
아마 1위로 2014년 LPGA 입문
4번째 트로피 19개월 만에 품에
이민지가 28일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 컨트리클럽에서 막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빅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앤아버=AP 연합뉴스

18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선 이민지(22ㆍ하나금융그룹)는 긴장했다. 최종 라운드에서만 70명의 선수 가운데 44명이 버디에 성공한 쉬운 홀이었지만 이 마지막 홀에 우승이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경기를 마친 김인경(30ㆍ한화큐셀)과 15언더파 공동 선두인 상황에서 들어선 이민지는 부담감을 이기고 홀 버디에 성공한 뒤 마침내 환한 웃음을 지었다. 통산 네 번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린 순간이었다. 이날 22번째 생일을 맞은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기도 했다.

이민지는 28일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ㆍ6,734야드)에서 열린 볼빅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를 엮어 4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적어낸 이민지는 김인경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첫 우승을 신고했다. 지난 2016년 10월 블루베이 LPGA 대회 우승 이후 1년 7개월 만에 거둔 4승째다. 이민지는 우승 트로피와 함께 우승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1,000만원)를 생일선물로 받았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3라운드를 마쳤던 이민지는 이날도 2ㆍ4ㆍ5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경쟁자들의 추격을 쉽게 뿌리치는 듯했다. 그러나 김인경의 맹추격이 시작됐다.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던 김인경은 후반 10ㆍ11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데 이어 13ㆍ15번 홀에서도 징검다리 버디에 성공하며 순식간에 4타 차를 따라잡고 공동 선두가 됐다. 하지만 이민지는 긴장감을 이겨내고 18번 홀(파5)에서 침착하게 버디에 성공하며 짜릿한 우승을 확정했다.

호주 교포 2세인 이민지는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출신으로 2014년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해 4년째 LPGA 투어 무대에서 뛰고 있다. 함께 다니며 식사를 챙겨 주는 티칭 프로 출신 어머니 이성민씨로부터 이날도 푸짐한 생일상을 받고 경기장에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지는 경기 후 “US여자오픈을 앞두고 우승을 해서 기쁘다"면서 “드라이버샷만 잘 나오면 두 번 만에 그린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마지막 18번 홀상황을 떠올렸다.

박진만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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