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일으켜 죄송” 피의자 출석
11명이 넘는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 등에게 폭언을 퍼붓고 손찌검한 의혹이 제기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서울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이 갑질과 폭언을 일삼은 의혹을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28일 경찰에 출석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으로부터 폭언 및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11명의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이 이사장에게 특수폭행 등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오전 10시쯤 종로구 서울경찰청에 출석한 이 이사장은 ‘상습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 ‘가위와 화분을 던진 게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갑질 폭로를 하지 않는 대가로 일부 피해자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회유한 사실이 있는지 묻는 질문엔 “(회유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경찰은 그간 불거진 폭언 및 폭행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상습성 여부까지 면밀히 들여다 보겠단 방침이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이 이사장 출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특수폭행과 상습폭행, 상해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며 “조사를 진행해가며 적용 혐의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이사장으로부터 손찌검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여럿 나온데다, 일부 피해자가 가위 등 위험한 물건까지 사람을 향해 집어 던졌다고 진술함에 따라 해당 혐의 적용도 가능하단 판단에서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폭행죄와 달리, 특수폭행·상습폭행 혐의 등은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하다.

경찰은 또 한진그룹 계열사에 고용된 경비업체 직원들을 조 회장 일가 자택에서 근무하도록 한 의혹에 대해선 “급여지급내역 등 기초적 사실관계를 조사한 상태로, 조만간 파견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진술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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