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금강산!] 금강산 가는 길 언제 열릴까

#1
故박왕자씨 피살로 10년간 중단
8월 15일 전후에 이산 상봉 추진
北이 몰수한 南자산 처리도 관심
#2
준비 등 실무 현대아산이 도맡아
“故정몽헌 회장 기일 행사 준비차
내달 금강산 방문 추진할 계획”
지난달 24일 강원 고성 비무장지대(DMZ) 내 통일전망대에서 관광객들이 금강산을 바라보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고성=홍인기 기자

금강산 가는 길은 언제 다시 열릴 수 있을까. 금강산 관광이 중단(2008년 7월 11일)된 지 만 10년을 앞두고 관광 재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물론 당장은 쉽지 않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유지되는 가운데 남북경제협력 대상인 금강산 관광 역시 제재와 관련 있어서다.

대신 이르면 올해 안에 물꼬를 틀 계기는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대표적이다. 남북은 4ㆍ27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8월 15일 전후로 상봉 행사를 열기로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장소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금강산이 거론되고 있다. 지금까지 열린 20차례 행사 중 17차례가 금강산에서 열렸다. 그동안 금강산 상봉 행사는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주관했지만, 행사장 준비와 참가자 안내 등 실무는 금강산 관광 사업을 도맡아 온 현대아산이 진행했다.

관건은 금강산 시설 상태다. 현대아산 측은 상봉 행사 한 달 전에 선발대를 보내 시설을 점검해왔다. 다만 현대아산은 2015년 10월 20차 상봉 행사 이후 시설 상태를 알지 못한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에도 현대아산 측은 남북 정부의 허가를 받고 정몽헌 전 회장의 기일(8월 4일)과 금강산 관광 시작 날(11월 18일) 등 최소 2번은 현장에서 행사를 열고 시설을 둘러봤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그러나 “2016년은 개성공단 폐쇄 여파로 계획조차 세우지 못했고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당선 뒤에는 베이징(北京)에 있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 협조 요청을 보냈지만 (북측으로부터) 힘들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의 역사. 그래픽= 송정근 기자

현재 금강산 지구 내 숙박시설로는 금강산호텔, 외금강호텔, 해금강호텔을 비롯해 펜션, 비치호텔 등이 있다. 이 중 금강산호텔(219실), 외금강호텔(173실)은 북한 소유 호텔을 현대아산이 장기 임대해 리모델링해서 2009년 이후 열린 네 차례의 행사 때 숙소로 쓰였고, 북측이 중국 관광객을 받아 계속 이용해 왔기 때문에 즉시 800명 정도가 쓰기에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숙박 시설은 대대적으로 보수가 필요하다. 마침 남북은 1일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22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 회담을 금강산에서 열기로 했다.

상봉 행사가 예고편이라면 금강산 관광 재개는 본편이라 할 수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시설 점검, 보수에 최소 2∼3개월은 걸릴 것”이라며 “특히 안전사고 대비를 위해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현대아산은 상봉 행사와 별도로 2년 동안 중단된 정몽헌 회장 기일 행사 준비차 내달 금강산 방문을 추진할 계획이다. 혹시 상봉 행사가 예정대로 열리지 못하거나 장소가 다른 곳으로 바뀔 경우 정몽헌 회장 기일을 전후해 일단 금강산 숙박 시설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동결ㆍ몰수한 남측 자산 처리도 관건

또 한 가지 변수는 북한 당국이 동결, 몰수한 남측 자산의 처리 문제다. 북한은 2010년 2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회담이 결렬되자 4월 투자액 기준 4,841억원에 해당하는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자산을 몰수, 동결 조치했다. 정부와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이산가족면회소, 소방서,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은 몰수하고, 민간시설인 숙박시설, 금강산 아난티 골프앤리조트 등은 동결했다. 이후 북한 당국이 직접 이를 관리하며 중국, 러시아 등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크루즈를 도입하고 인근 원산에 마식령 스키장 리조트 시설도 만들었지만 교통 및 편의시설 부족으로 영업 성적이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 비로봉. 현대아산 제공

현대아산 측은 북한의 남한 민간 자산 동결은 합의를 어긴 사항이라 보고, 자산 동결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1일 “동결 자산은 동결 조치만 풀면 즉시 사용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남북 정상이 지난 판문점 선언에서 11년 전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듯이 이 역시 잘 해결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먼저 국민의 신변 안전 보장과 재산권 보호 문제 그리고 비핵화에서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금강산의 우리 측 자산은 남북 당국 사이에 이뤄진 투자 보장 합의와 사업자 간 맺은 합의 사항이 준수되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합의를 바탕으로 남북이 상호 협의를 해 나가면서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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