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정상회담]

한달 만에 다시 만난 남북 정상
비핵화 의지ㆍ체제 안전 보장 등
북미 서로 미심쩍은 부분 긁어줘
文대통령 적극 중재 역할 성과로
“친구 간 평범한 일상처럼 회담”
‘톱다운 소통’ 셔틀회담도 수확
숨통 트였지만 갈등 소지도 여전
“비핵화의 길 순탄하지 않을 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판문점 북측 판문각 회담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ㆍ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마주 앉았다. 풍전등화 같았던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한 남북 정상의 의지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덕분이다.

구체적 회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이 우려하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 북한이 걱정하는 자신들의 체제 안전 보장 방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적극적 중재가 성과를 냈던 자리라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남북 정상회담 결과 발표 직후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재확인하며 북미 협상 성공 기대를 높였다. 남북관계 측면에서도 두 정상이 신뢰를 갖고 필요할 때 수시로 만나는 셔틀회담 단계에 진입했고, 6월 이후 관계 급진전을 예고한 점이 눈에 띈다.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2018년 2차 남북 정상회담 최대 현안은 북미 정상회담 조율이었다. 특히 북미 기싸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24일 밤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서한을 공개했다 다시 개최 의사를 밝히는 등 살얼음판 상황이 이어지는 바람에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여느 때보다 절실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북미 정상의 ‘완전한 비핵화-북미 적대적 관계 청산’ 뜻이 같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남북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혀 6ㆍ12 회담은 물론 북미 합의 이후 비핵화 로드맵 실천 과정에서도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중앙통신 결과 발표 형식으로 북미 정상회담 성공 희망 입장을 공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6ㆍ12 회담 개최 사실을 재확인하며 호응했다. 일단은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가 성과를 거둔 셈이다.

다만 북한의 단계적ㆍ동시적 해법과 포괄적 비핵화를 원하는 미국의 협상 과정에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표현처럼 언제든 갈등은 재연될 소지가 있다.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만큼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 할 의제에 대해선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언급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남북 정상의 셔틀회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도 한반도 운전자를 자임하는 문 대통령 입장에선 큰 수확이다.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를 정상 간 담판인 ‘톱다운’ 방식으로 풀어갈 확실한 수단이 생겼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진 이번 회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판문점선언에서도 두 정상의 정기적인 회담을 명시하고, 청와대가 서울ㆍ평양 대신 판문점회담을 추진했던 것도 보안성과 화해의 상징성 등을 두루 갖춘 ‘수시 판문점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까닭이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필요하면 언제든 격의 없이 만나겠다”며 셔틀회담 의지를 강조했다.

남북관계는 다음달 1일 고위급 회담 개최 합의로 숨통이 트였지만 풀어가야 할 숙제도 남겼다. 북측이 탈북자(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한미 연합군사훈련(맥스썬더)이란 해묵은 현안을 걸어 언제든 남북관계를 틀어버릴 여지를 뒀는데도 남측은 뾰족한 대응 수단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북한이 왜 그랬는지, 재발 방지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있어야 북한이 원하는 보통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도 언제든 삐걱댈 수 있는 북미ㆍ남북관계의 현실을 인정하며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의 정상이 보일 때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힘들어지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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