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공인탐정연구협회 부산시 탐정연구회는 지난 13일 오후 부산창립총회를 개최하였다. 강영규 회장은 축사에서 “날로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국가가 개인의 모든 사적 권리를 보호해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의 영역이 공인 탐정제도”라고 도입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공인탐정이 사회안전망 구축과 신규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탐정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미 수 차례 입장을 표명한 바와 같이 공인탐정법안 및 공인탐정제도 도입을 전면 반대한다.

공인탐정제도는 수사기관이 아닌 민간인에 의한 민간조사제도를 마련하여 사설탐정업을 양성화하는 제도이다. 제도 도입을 위하여 탐정에 대한 국가자격제도, 탐정업에 관한 관리감독,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규정 등을 마련한 공인탐정법안이 꾸준히 발의되어 왔다.

그러나 탐정 업무는 이미 공적 영역에서 국가 수사기관이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를 하면서 수행하고 있으며, 민간 영역에서는 수만 명의 변호사들이 사건에 대한 정보수집, 증거 확보 등의 업무를 합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인탐정제도는 사회적으로 공급을 요하지 않는 불필요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개인정보의 중요성이 확대되는 시점에 탐정제도를 허용할 경우 정부가 사인에 의한 사인의 인권 침해를 장려하거나 적극 방조하는 것과 다름이 없게 되며, 사생활 침해, 개인정보 유출 등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침해를 유발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일각에서는 공적 수사기관이 조사 등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민간 탐정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 공인탐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인탐정이 도입된다면 수사기관은 이를 구실로 수사기관이 응당 부담하여야 하는 업무를 민간영역에 이양시켜버릴 위험성이 크다. 특히 미아, 실종자 수색 등의 문제는 국민을 보호하는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로서 수사인력을 보충하는 등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이를 단순히 민간영역에 떠넘기려는 것은 국가의 책임방기이며 국민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키는 조치일 뿐이다.

나아가 수사기관과 유착관계가 없이는 개인정보의 수집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검찰과 경찰 수사관 출신 탐정들이 현직 공무원과의 유착관계를 이용하여 개인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전관비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제도 도입에 앞장서는 ‘대한공인탐정연구협회’ 역시 경찰청 제2017-수사 01호로 등록된 사단법인으로서 경찰청 등 국가수사기관과 긴밀한 관계임을 부정할 수 없다. 공인탐정제도는 퇴직 수사관의 활로가 마련되는 것 외에 그 도입의 필요성을 찾아볼 수 없는 제도인 것이다.

공인탐정의 조사 방식도 현재 음성적으로 운영되는 심부름센터 등과 다를 바 없다. 결국 민간인에게 정보주체의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행위, 도청, 미행, 촬영 등 행위를 허용하는 셈인데, 이는 현행 신용정보보호법, 개인정보보호법, 통신비밀보호법이 엄격하게 금지하는 개인정보 수집, 제공 등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변호사법 역시 “비변호사가 대가를 받고 소송, 심판 및 조사 사건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결국 공인탐정제도는 개인정보 보호 법률들 및 변호사법을 무력화시키면서까지 국민 개개인에 대한 뒷조사를 허용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2005년부터 거론된 공인탐정법안이 국회에서 수 차례 발의되었으나 전부 폐기된 것 역시 이러한 입법 시도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인 대한공인탐정연구협회의 활동에 커다란 유감을 표하며, 도입의 필요성이 전무하고 현행 법률을 무력화시키며 국민에게 부담만을 안기는 공인탐정제도 도입에 적극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

홍세욱 변호사(법무법인 에이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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