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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식 발표 수분 전 조윤제 주미대사에 알려” 체면 구긴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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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식 발표 수분 전 조윤제 주미대사에 알려” 체면 구긴 청와대

입력
2018.05.25 20: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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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민감한 시기…” 말 아끼지만

“백악관 강경 기류 파악 못 하고

희망적 사고에 사로잡혀” 비판도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0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0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청와대가 곤혹스러운 입장이 됐다. 사실상 사전에 회담 취소를 귀띔 받지 못해 ‘북미 간 중재자’, ‘한반도 운전자’라는 관계설정이 무색해진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청와대도 한숨을 고를 수 있게 됐다.

일단 한미공조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술로 인해 빚어진 일이고, 아직은 회담이 완전히 깨진 것은 아니라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하지만 백악관의 강경기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북미 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희망적 사고에 사로잡혔던 것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북미 회담 취소를 언제 알았는지에 대해 “미국 측이 공식 발표 수분 전 우리 정부에 알려왔다”며 “백악관 관계자가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 빨리 알려라’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함께 전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북미 회담 취소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 받았다는 얘기다.

전날 북미 회담 취소에 “당혹스럽고 매우 유감”이라고 밝힌 청와대는 이날도 “지금은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미국의 회담 취소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데 대한 충격이 커 보였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에도 기자들에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99.9% 열린다고 하지 않았나.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될 것으로 관측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 정부가 이렇게 믿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체제 보장을 할 것이고, 굉장히 기쁠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비핵화를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될 것” “만일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 등 북미 회담 연기 가능성을 열어뒀는데도,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으름장’ 내지 ‘돌출 발언’ 정도로만 치부한 것은 청와대로서도 뼈아픈 대목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 내부 기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정세를 너무 낙관적으로 봤다는 비판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대통령이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됐는지도 모르고 왔다. 외교참사다”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회담 재개도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재개 시사 발표 이후에도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으면서 상황 파악에 주력했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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