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카톡방담] 개헌안 무산ㆍ체포안 부결 ‘방패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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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ㆍ정치적 원칙 지킨다” 명분
민주당, 개헌 무산 알면서도 강행
2020년 총선 때 돼야 가능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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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10월 개헌’ 주장하지만
딱히 뚜렷한 이유 분명치 않아
국정감사 기간… 불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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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부결된 홍문종ㆍ염동열
“지역구 민원 차원” 廉 읍소 먹혀
구속영장 미공개 원칙도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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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회의장 후보는 정해졌지만
상임위원장 자리 목매는 각 정파
특수활동비 등 금전적 혜택 군침
그래픽=송정근 기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하루가 멀다 하고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본회의 한 번 열지 않고 정쟁만 남발한 데 이어 42일 만에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이후에도 원내일정을 두고 연일 공수표를 날렸다. 급기야 개인비리 혐의를 받는 동료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국회가 방패막이가 돼주는 낯뜨거운 장면도 반복됐다. 38년 만에 발의한 대통령 개헌안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특권을 내려놓겠다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엔 제 식구 감싸기로 단결하는 후안무치를 짚기 위해 국회 여야 취재팀이 카톡방에 모였다.

광화문 불나방(불나방)=야당 의원들이 24일 본회의장에 안 들어가겠다고 버티는데도 민주당은 왜 개헌안 처리에 나섰나요. 개헌 무산은 뻔한 결론인데.

여당탐구생활(탐구생활)=개헌 이슈를 이 참에 확실하게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6ㆍ13 동시 투표가 물 건너간 이후로 민주당에 개헌은 계륵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렇다고 야당을 설득해 논의를 끌고 갈 의지도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 개헌안 표결은 그럴듯한 출구였던 셈입니다.

사이다 말고 탄산수(탄산수)=대통령이 개헌안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하니 민주당 입장에서는 협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법을 만드는 국회가 헌법을 어겨선 안 된다는 멋진 명분도 있었고요. 사실 민주당 내부에서 역시 청와대가 개헌안을 철회해야 한다는 불만이 나왔다고 해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당나귀)=알리바이가 필요했던 것이죠. 헌법과 절차적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킨다는 이미지 말입니다. 개헌 불발에 대한 책임론을 피해가겠다는 의도인 셈이죠. 광주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까도 염려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주 5ㆍ18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약속한 점을 지키지 못하게 됐으니까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개헌안 투표 불성립 관련해 브리핑후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불나방=이제 개헌은 언제 가능한가요, 청와대가 그렇게 요란하게 세일즈를 했는데.

탄산수=31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날렸고, 한동안은 힘들 것으로 봅니다.

당나귀=대신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다시 부상할 수 있어요. 각 당이 저마다 개헌선(200석), 개헌저지선(100석) 확보를 앞세워 총선 전략을 짜려 할 것이란 이른 전망도 나옵니다.

올해도 가을야구=최대 반대세력인 자유한국당은 일찌감치 10월 개헌을 약속했지만 딱히 왜 10월인지 이유는 분명치 않아요. 그냥 지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일부 다른 야당에서 10월 개헌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10월은 국정감사가 한창일 텐데 가능할까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흘간 TV화면에 생방송으로 등장해 개헌을 설파했지만, 수능 앞두고 강남 족집게 강사의 ‘인강’이라고 믿고 올인 했다가 시험 망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87년 개헌 이후 31년이 걸렸죠. 앞으로 우리나라가 월드컵을 다시 유치하는 게 개헌보다 훨씬 빠를 겁니다.

불나방=여야 대치 중일 때도 의원들끼리는 친밀하게 있다가 방송 카메라가 등장하면 싸우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는데.

탐구생활=정치인은 유권자를 의식하는 존재들이다 보니 시선에서 자유로울 순 없죠. 좀 더 치열하게 소리 높여 싸우면서 지지자들에게 어필하려는 모습은 상대 의원도 일정부분 이해하고 넘어가는 측면이 있는 듯해요.

광화문 찍고 여의도=정치적 이해가 갈리는 만큼 자기 뜻을 관철시키려면 다퉈서 쟁취하는 수밖에 없죠. 개인적으로 싫어서 싸우는 건 아니라는 얘기예요. 그렇다 보니 회의장에서 대립하다가도 벗어나면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 게 어색하지 않죠.

여의도 구공탄(구공탄)=20대 국회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어떤 원내대표들은 겉으로 으르렁 대다가도 밤에 모처에서 와인을 기울이며 외부의 눈을 피한 채 합의를 이끌어 낸 사례도 있지요. 공인이다 보니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가 차이가 있을 때가 많죠. 처음 국회 들어온 초선 의원들은 이런 모습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기도 합니다.

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염동열 의원이 21일 자신들의 체포동의안이 상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나방=체포동의안의 대상자였던 홍문종, 염동열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인기가 좋나요. 왜 부결됐나요.

구공탄=염 의원은 투표를 앞두고 여야 의원 모두에게 읍소를 했다고 하네요. 한 한국당 의원은 염 의원은 예상했지만 홍문종 의원까지 부결될지는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겉으로는 여야로 나뉘어 싸우는 거 같아도 자기들 밥그릇 문제가 걸리면 여야를 안 가린다는 게 이번에도 증명된 셈이죠.

탄산수=구속영장 내용이 표결에 참여하는 의원에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됐어요. 정확한 혐의를 모르니 당사자의 일방 주장이나 언론 보도에 기대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지역구 민원 차원이었다”는 염 의원 주장이 의원들 사이에선 꽤 설득력을 가졌다는 후문입니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염동열 의원이 홍문종 의원과 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해서 투표하는 동안 의원들을 찾아 인사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호밀밭의 세탁기(세탁기)=제헌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61건의 체포동의안이 제출됐고 이 중 가결된 것은 총 13건에 불과합니다. 5건 중 1건 정도만 처리됐다는 것이죠. 정적의 조그만 흠집엔 벌떼같이 나서서 강력한 구속수사를 부르짖는 의원들이 자기들 머리는 못 깎는 모양새가 찌질하기 그지 없습니다.

불나방=여당 측 국회의장 후보는 결정돼 있어요. 야당몫 두 자리를 놓고 싸우는데, 상임위원장까지 이렇게 각 정파가 목매는 이유가 뭔가요.

당나귀=금전적 혜택도 빼놓을 수 없을 듯해요. 상임위원장은 특수활동비가 따로 나오는데, 매달 1,000만원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책정된 전체 예산은 62억 7,000만원입니다.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고도 쓸 수 있는 현금이어서 생활비나 자녀 유학비용 등으로 썼다는 고백이 나오기도 했죠.

불나방=국회의원 300명 중 존경하는 의원을 개인적으로 몇 명이나 꼽고 있나요.

세탁기=정당팀 기자로서 300명의 의원 중 쉽게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것은 비극입니다. 일반적으로 정치인을 평가하는 두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신념윤리와 책임윤리지요. 왜 정치를 하는가, 어떻게 정치를 하는가라는 물음을 모두 만족시켜야 존경받는 정치인이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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