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장 발표 불과 7시간 만에
김계관 외무성 1부상 명의 담화
“뿌리깊은 조미 적대관계… 수뇌상봉 절실”
NHK가 24일 밤 뉴스 프로그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전격 발표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북한이 25일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며 전날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화의 손을 내밀었다. “회담을 재고려하겠다”며 미국을 맹공하던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입장 공개 뒤 불과 7시간 만에 나온 이 담화에는 거친 언사도 없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제1부상 명의로 발표된 담화를 보도했다. 김 제1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 이유로 든 북한 측 인사의 대미 강경파 비난이 “조미 수뇌상봉(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조선반도(한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단정하고 싶다”고 평가하면서다.

이어 “미국 측의 일방적인 회담 취소 공개는 우리로 하여금 여태껏 기울인 노력과 우리가 새롭게 선택하여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불미스러운 사태는 역사적 뿌리가 깊은 조미 적대관계의 현 실태가 얼마나 엄중하며 관계 개선을 위한 수뇌상봉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회담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 제1부상은 또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상봉이라는 중대 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데 대하여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 왔다”고 치켜 세우며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 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고 미국의 분노를 달랬다.

이어 “우리는 역사적인 조미 수뇌상봉과 회담 그 자체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의 첫걸음으로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에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성의 있는 노력을 다하여왔다”며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김정은)께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를 위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오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 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라고 회담 취소 재고를 촉구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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