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맛으로는 ‘짠맛, 신맛, 단맛, 쓴맛’이 있다. 영양학자들은 여기에 한 가지 맛을 추가하는데, 그 맛을 나타내는 말이 ‘감칠맛’이다. ‘식품과학기술대사전’(2008)에서는 ‘감칠맛’이 독립적인 맛으로 공인되어 일본어인 ‘umami’로 표시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일반인에게 이 맛의 실체는 불분명하다. ‘짠맛, 신맛, 단맛, 쓴맛’처럼 특정 사물, 즉 ‘소금, 식초, 설탕, 씀바귀’ 따위와 연결 지어 그 맛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칠맛’이란 낱말로 나타내는 맛의 개념도 불분명하다.

‘감칠맛’은 ‘감치(다)+ㄹ+맛’의 구성인데, 이는 기본 맛을 나타내는 낱말의 구성인 ‘짜(다)+ㄴ+맛’과 다르다. 낱말의 구성으로 보면 ‘감칠맛’은 혀로 느끼는 맛의 감각이 아니라 맛을 느낀 후의 이차적 반응을 표현하는 낱말임을 짐작할 수 있다.

국어사전에선 ‘감치다’를 형태는 같지만 뜻이 다른 두 개의 낱말, 즉 ‘감치다1’(느낌이 사라지지 않고 감돌다)과 ‘감치다2’(풀어지지 않게 감아 붙들다)로 나누는데, ‘감칠맛’의 ‘감치다’는 ‘감치다1’에 해당한다. 그러나 맛의 느낌으로서 ‘감치다’의 뜻은 이 두 낱말에 걸쳐 있는 듯하다. 이러한 관련성은 국어사전의 서로 다른 풀이, 즉 ‘그 음식의 맛이 잊히지 않고 입에 계속 감돌다’(고려대한국어대사전)와 ‘음식의 맛이 맛깔스러워 당기다’(표준국어대사전)에서 드러난다.

두 사전의 풀이 내용은 ‘감칠맛’이 ‘맛있는 맛’에 대한 주관적 반응임을 말해준다. ‘감칠맛’이 특정한 맛이 아니라 모든 음식의 다양한 맛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 건 이 때문이다. 그러니 ‘감칠맛’으로 쓰는 순간 그 맛의 개념이 불분명해질 수밖에. 쉬운 말이 반드시 명확한 건 아니다.

최경봉 원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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