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시설 노후화에 전력난으로 거북이 운행
풍계리 취재진 탑승 특별열차 평균 시속 35㎞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위해 북한을 방문 중인 영국 스카이 뉴스의 톰 체셔 기자가 트위터에 공개한 열차에 탑승한 모습. 톰 체셔 트위터 캡처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방북한 한국 등 5개국 취재단이 베이스캠프격인 원산에서 현장까지 가는데 약 16시간 걸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의 열악한 교통사정, 그 중에서도 철도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원도 원산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까지는 약 437km인 것으로 파악된다. 취재진들은 원산에서 풍계리에 인접한 재덕역까지는 특별열차로, 재덕역에서 풍계리까지는 버스와 도보 편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산역에서 재덕역까지는 416km로 12시간 걸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취재진이 탑승한 특별열차는 평균 시속 35km로 달린 셈이다. 이 정도 속도라면 아무리 산악지역을 지나간다고 해도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북한의 열악한 철도 사정에 대해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지난달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민망하다"고 토로했다.

북한 철도의 총 길이는 우리(3918km)보다 더 긴 5226km이다. 철도는 북한 교통체계의 골간이다. 산악지형이 많은데다 자동차 산업이 거의 전무한 북한에서는 철도가 가장 유용한 운송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 전체 화물 운송의 80~90%, 여객의 60% 정도를 철도가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북한 철도의 50% 이상은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노선 그대로를 사용하고 있는데다가 콘크리트 침목으로 교체한 구간도 얼마 되지 않아 평지에서도 속도가 제한된다.

더 큰 문제는 전력난이다. 하루에 1~2시간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만성적인 전력난으로 열차가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열차 운행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7일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별열차가 베이징역에 정차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주일 전에 통화한 북한의 한 주민은 "얼마전 평양에서(압록강변) 혜산까지 오는데 전기가 잘 공급되지 않아 기차로 일주일 걸렸다"고 전했다. 길게는 열흘 이상도 걸린다는 것이다. 국경지역인 양강도 혜산에서 평양까지는 정상적으로 운영돼도 보통 1~2일정도 걸린다.

물이 얼어서 수력 발전을 돌리기 어려운 겨울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북한에서 철도 사정이 가장 좋다는, 중국 단둥과 연결된 국제노선이기도 한 평양에서 신의주까지의 구간은 225km 거리로 약 5시간정도 걸린다. 이것도 급행의 경우고 보통은 10시간 이상 걸리기도 한다. 평균 시속 20km 정도로 거의 자전거 속도인 셈이다. 따라서 이번에 풍계리 취재진이 탑승한 열차는 북한 정부가 전력을 보장하는 특별열차여서 그나마 시속 35km의 속력으로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기차값은 비싸다. 철도는 비교적 저렴한 운송수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에서는 기차를 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으며 운임은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 통화를 한 북한 주민은 평양에서 혜산까지 중국돈 160위안화를 지불했다고 전했다. 북한 돈으로 바꾸면 약 20만원 정도다. 북한 노동자 월급은 보통 북한 돈으로 2000~5000원 수준이다.

이렇게 북한의 철도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북한 주민들은 요즘 '써비차'라는 트럭 등을 많이 이용한다. 서비스와 차가 합해진 말로, 군부대 등이 돈벌이로 하던 사업을 최근에는 개인도 할 수 있게 됐으며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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