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영러 기자단과 합류해 풍계리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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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24일 핵실험장 폐기 행사
외신들 “南 취재단 동행 의외”
원산서 열차ㆍ차량 등으로 17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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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취재 범위 등 정보 주지 않아
어느 수준까지 확인할 지 미지수
“3ㆍ4번 갱도 폐기” 관측 우세
그래픽=김문중 기자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를 위해 입북한 남측 공동취재단을 포함한 5개국 취재단이 23일 오후 원산에서 열차를 통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로 떠났다. 열차 이동시간 약 12시간을 포함해 풍계리 핵실험장에 당도하는 데까지 16~17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취재단은 이르면 24일 6차례 핵실험이 감행된 풍계리 핵실험장이 폐기되는 역사적 현장을 취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성남=연합뉴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위해 남측 공동취재단이 23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북한 강원도 원산으로 향하는 정부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측 공동취재단은 이날 오후 12시 30분 정부 수송기인 VCN-235(공군 5호기)를 타고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해 2시간 18분 만인 오후 2시48분쯤 원산의 갈마비행장에 도착했다. 정부 수송기는 지난 1월 마식령스키장 남북스키선수 공동훈련을 위한 입북 당시 사용했던 ‘역 디귿자’ 항로로 들어갔다.

남측 취재단을 맞은 북한 당국은 앞서 외신 취재단에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짐 검사를 실시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취재단 휴대전화를 일일이 확인한 뒤 돌려줬지만, 방사능선량계(방사선의 선량을 측정하는 기계)와 위성전화는 현장에서 압수했다.

버스를 타고 갈마호텔에 도착한 남측 취재단은 전날 도착해 대기 중이던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기자단과 합류했다. 당초 외신 취재단은 이날 오전까지도 남측 취재단의 동행 가능성을 낮게 봤던 것으로 보인다. 원산 갈마 호텔에서 대기 중인 중국 중앙(CC)TV 기자는 이날 첫 생중계를 통해 “한국 취재진이 정부 수송기를 통해 원산으로 출발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신기자단은 이를 의외의 결정으로 받아들였다”며 “한국 취재진의 급작스러운 원산행에 외신 기자단이 풍계리로 출발하는 시간을 늦출지 논의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절차를 취재할 남측 공동취재단이 23일 원산 리조트 호텔에 도착해 취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신화통신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원산에 집결한 5개국 기자단은 이날 오후 6시 풍계리에서 21km 떨어진 재덕역으로 향하는 특별열차에 올랐다. 취재진에게는 4개의 침대가 놓인 열차 칸이 배정됐는데 창문은 바깥 풍경을 보지 못하게 블라인드로 가려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북측 관계자는 블라인드를 올리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풍계리 왕복 열차표는 75달러, 기내 식사는 20달러였다. 특히 현장의 북측 관계자는 "내일(24일) 일기 상황이 좋으면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원산에서 재덕역까지는 416km로 북한 철도 사정을 고려해 시속 35km로 달리면 12시간가량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덕역에 도착한 뒤 기자단은 다시 별도의 차량으로 비포장 도로를 달린 뒤 차량 이동이 어려운 산간지역은 걸어 가야 할 것으로 예상돼 4~5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이 같은 취재단 동선대로라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는 24일 오전에라도 열릴 수 있다.

5개국 기자단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어느 수준에서 확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 당국은 5개국 기자단에게 향후 일정을 포함해 취재 범위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사를 밝히며 “기존 실험 시설보다 큰 두 개의 갱도가 있고 건재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5차례 핵실험이 이뤄진 2번(북쪽) 갱도가 아니라 새로 만들어진 3번(남쪽)과 4번(서쪽) 갱도에 대한 폐기 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조영빈 기자ㆍ원산=공동취재단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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