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판문점 채널 통해 접수
이르면 오늘 방북… 남북 직항로 이용할 듯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참관하기 위해 22일(현지시간)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을 출발한 외신기자단이 북한 원산에 도착했다. 사진은 이날 원산에 도착한 외신 기자 22명이 숙소인 갈마 호텔에서 북한 당국의 안내에 따라 인터넷과 휴대전화 서비스를 개통하는 모습. 원산=AP 연합뉴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남측 취재단 명단을 수령했다.

통일부는 23일 “정부는 오늘 판문점 개시 통화 때 북측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방문해 취재할 우리 측 2개 언론사 기자 8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고 북측은 이를 접수했다”며 “정부는 북측을 방문할 기자단에 대한 방북 승인 및 수송 지원 등 필요 조치를 조속히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직항로를 이용해 원산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직항로를 통한 방북을 수용한다면 우리 취재진은 이르면 23일, 늦어도 24일에는 방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루트는 올 1월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열린 남북 스키 공동훈련에 참가한 남측 선수단과 기자단이 이용한 양양~원산 직항로와 동일하다.

미국과 영국, 러시아, 중국 등 4개국 외신 기자단은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를 위해 이미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통해 원산으로 들어갔다. 남측 취재진 8명도 전날 베이징에서 판문점 채널을 통한 남북 협의 과정을 지켜보며 공항에서 대기하다 방북이 무산되자 귀국했다.

그러나 전날 오전 남측을 뺀 미ㆍ중ㆍ러ㆍ영 취재진을 방북시키는 과정에서 북한은 여지를 남겼다.

서우두 공항 현장에 안내를 위해 나왔다는 베이징 주재 북한 노동신문 원종혁 기자가 연합뉴스 기자를 포함한 취재진에 전용기편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남측 취재단의 방북이 가능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상부의 지시를 받은 발언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또 같은 날 밤 늦게 통일부가 기자들에 배포한 공지를 통해 “북측이 밝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일정에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내일 아침 판문점을 통해 우리 측 취재단 명단을 다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북측이 수용한다면 지난 평창올림픽 전례에 따라 남북 직항로를 이용하여 원산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북 루트까지 공개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한국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남측 취재단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 성사 가능성이 커진 만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색 조짐을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에도 다시 숨통이 트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을 진행한다며 남측과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언론에 취재를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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