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배ㆍ드루킹 관계 알면서도
한 달간 뭉개다 늑장 공개 비난
민정수석실, 대통령에 보고 않고
‘셀프 조사 마무리’도 석연찮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설명하라”
文대통령, 한미회담 출국 전 지시
포털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필명 드루킹)와 만난 의혹을 받는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21일 한미정상회담차 미국으로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따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과 민주당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김동원(필명 드루킹)씨 측 관계가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21일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청와대는 송 비서관에 대한 자체 조사결과를 전면 공개하며 국면 전환에 나섰지만, 양측의 관계를 알고도 한 달간 뭉개다 늑장 공개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민정수석실은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과 드루킹 연루 의혹이 제기된 직후 송 비서관의 자진 신고에 따라 사건을 조사했다. 민정수석실은 지난달 20일과 26일 두 차례 조사를 통해 송 비서관이 김 전 의원을 드루킹에게 만나보라고 소개한 사람이고, 그가 드루킹이 주도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로부터 2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금품 수수가 통상 정치인이 간담회에 초청받을 때 받은 소정의 사례금 수준이고, 송 비서관이 댓글 조작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왼쪽)이 21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방미하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수행하고 있다. 송 비서관은 작년 대선 전 '드루킹' 김모 씨를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전 의원과 송 비서관을 지키기 위한 민정수석실의 감싸기가 도를 지나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검경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국회에서 드루킹 수사 관련 특검까지 추진되던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의 조치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민정수석실의 ‘셀프 조사 종결’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민정수석실은 송 비서관에게 비위사실이 없다고 판단한 뒤 문 대통령에게는 보고도 안 한 채 조사를 마무리했다. 관련 내용을 수사기관에 전달하지 않은 점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야권은 ‘드루킹 사건 특검법’ 통과로 관련 수사가 확산될 여지가 보이자 청와대가 뒤늦게 ‘자진 납세’에 나선 것이라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청와대는 김 전 의원에 이어 송 비서관까지 드루킹과 연관된 것으로 드러나자 무척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23일 한미 정상회담과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안보 이벤트를 목전에 둔 상황이어서 자칫 남북관계 개선 모멘텀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지사 선거 등에 악영향을 미칠지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청와대는 언론 보도에 대한 확인 요청이 폭주하자 “관련 내용을 다 알지 못해 추가 확인을 한 뒤 알려주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다 오후 2시 김의겸 대변인이 관련 내용을 전격 공개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설명하라”고 지시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하지만 언론보도가 나올 때마다 청와대가 관련 사실을 마지못해 공개하는 패턴이 반복되자 정말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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