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해명 불구 남는 의문점

“좋은 글 공유만 언급, 조작 몰라
드루킹 4번 만나 통상적 이야기
휴대폰 교체 뒤 연락한적 없어”
드루킹, 與인사 중 가장 먼저 접촉
靑근무 친문 핵심 관리 필요성도
오사카 총영사 인사청탁 불만때
어떤 식으로든 접촉 시도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를 출발 여민관을 향해 출근하고 있다. 오른쪽은 송인배 전 민주당 선대위 일정총괄팀장. 고영권기자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댓글 조작 주범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기소)씨가 주도한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간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댓글 조작 논란이 청와대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송 비서관이 대선 이후 휴대폰을 교체했다는 점에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 조사결과 드루킹이 대선 전 외국산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의 블로그 글 등을 송 비서관에게 보낸 것으로 설명했다. 기사 링크나 불법적인 댓글 관련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선 전후에 텔레그램을 통해 드루킹과 교신했던 김 전 의원도 드루킹에게 기사링크를 보내거나 홍보를 부탁한 정황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지만 정작 김 전 의원 본인은 “감사의 인사라든지 이런 걸 보낸 적은 있다”는 등 사실의 극히 일부분만 언론에 밝히면서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청와대는 송 비서관의 휴대폰 교체와 관련해 “이유는 모르겠다. 일반인도 자주 바꾸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드루킹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캠프에서 김 전 의원만을 상대로 댓글 작업 사실을 알렸겠느냐는 점에서 송 비서관의 휴대폰 교체 배경이 주목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대선 전 송 비서관과 드루킹과의 4차례 만남이 “통상적인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한 청와대 해명도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송 비서관은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매크로 등을 활용한 (드루킹 측의) 불법적 댓글 활동은 전혀 몰랐고, 시연을 본 적도 없으며 다만 좋은 글이 있으면 (경공모) 회원 사이에서 많이 공유하고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청와대는 송 비서관이 드루킹 측과 접촉한 것은 2016년 6월부터 대선 직전인 2017년 2월까지로 “대선 이후에는 송 비서관이 휴대폰을 바꿔 연락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 근무자의 경우, 지급되는 공용폰만 사용할 수도 있지만 정치인의 경우, 개인 휴대폰도 병행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청와대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도 의문이다.

송 비서관은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주요 사항의 통로가 되는 부속비서관을 맡고 있고, 김 전 의원 못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기도 해 드루킹 입장에서는 ‘관리’의 필요성이 그 누구보다 높은 인사다. 더욱이 경공모 회원의 총선 자원봉사, 김 전 의원과의 만남 주선, 경공모 모임 참석 등을 이유로 사례비 200만원까지 주는 등 공을 들인 정권 핵심인사인데, 드루킹이 대선 후 접촉을 끊을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인사청탁 내지 정보통로로서 송 비서관의 역할 가능성에 시선이 쏠린다. 실제로 드루킹은 김 전 의원과 틀어지게 된 일본 오사카 총영사 내정과 관련해 ‘친문 기자’라는 내정자 정보를 사전에 정확히 알고 있어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에 내통자가 있었다는 관측이 진작부터 나왔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드루킹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한다. 김 전 의원에게 드루킹과 경공모를 소개한 점에 비춰 대선 후보 일정 담당비서였던 송 비서관이 문 대통령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소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도 이날 “특검이 문 대통령의 드루킹 사건 인지 여부도 수사해야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드루킹 논란과 관련, “청와대 내에 추가 조사자는 없다”고 밝혔지만 댓글 조작과 여권 인사 연루 의혹과 관련해 그간 청와대 해명이 수차례 바뀐 점을 감안하면 특검 조사에서 추가 연루자가 밝혀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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