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에서 후보 4명 내일 추천
野, 2명 압축 뒤 대통령이 최종 낙점
지방선거 직전 임명될 듯
이르면 내달 말 수사 본격 시작
댓글을 통한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동원 씨가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기소)씨 일당 등을 수사할 ‘드루킹 특검’ 법안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특검팀 구성 작업이 본격적으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드루킹 특검의 성패를 좌우할 첫 변수는 누가 특검이 되느냐다. 특검법에 따르면 판사ㆍ검사ㆍ변호사 경력이 15년 이상 된 변호사 중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4명의 특검 후보를 추천하면, 야당이 여기서 두 명을 추리고, 이 두 명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변협은 후보 4명을 추천하기 위해 지방변호사회로부터 이날 저녁까지 추천을 받았다. 추천 받은 인물은 3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검장 출신의 민유태(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 대검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김경수(17기) 전 고검장, 강찬우(18기) 전 대검 반부패부장 등이 타천으로 거론됐다. 변협은 23일 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4명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 법은 공포 즉시 시행되는데, 국회의장이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을 요청하는 데 3일, 대통령이 야당에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는 데 3일, 야당이 대통령에게 두 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데 5일,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는 데 3일이 걸린다. 특검법은 29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공포될 가능성이 높아, 결국 특검 임명 시점은 지방선거 직전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특수통 출신 전직 검찰 간부들이 대부분 특검이 되기를 거부하고 있어, 수사에 능한 특검이 임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다.

특검 임명 후 바로 수사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특검보를 임명하고 사무실을 물색하는 등 준비에 최대 20일이 소요된다. 결국 이르면 다음달 말이나 늦으면 7월 초가 되어야 특검이 본격 수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1차 수사기간(60일)을 기준으로 할 때, 8월말에서 9월초쯤 특검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특검법은 ▦드루킹 및 드루킹 관련 단체의 여론 조작 ▦수사과정에서 혐의가 밝혀진 이들의 범죄 행위 ▦드루킹 불법자금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등 수사대상을 비교적 폭넓게 정하고 있어, 수사 대상이 윗선으로 뻗어갈 길을 열어두고 있다.

결국 특검 수사의 핵심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경남지사 후보)을 기소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수행팀장을 지내는 등 문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 왔기에, 그가 사법처리를 받게 되면 야권은 문 대통령이 보고받았는지를 문제 삼으며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할 게 분명하다.

드루킹 김씨는 “김 전 의원 앞에서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시연했다”고 주장하고, 김 전 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어, 두 사람 중 누구 말이 맞는지 가리는 일이 김 전 의원 관련 조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드루킹 김씨와 자주 만난 것으로 확인된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댓글 쪽과 연루돼 있는지도 수사의 쟁점이다.

다만 특검이 경찰 수사 이상의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다. 특별수사를 오래 했던 중견 검찰 간부는 “댓글 수사의 핵심은 단시간에 얼마나 많은 댓글을 수집ㆍ분석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는데, 경찰보다 인력이 적은 특검이 과연 이 작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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