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주거환경 악화 우려
영업 일수ㆍ지역 제한 등 엄격화
일본의 주택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택숙박사업법(이하 민박법) 시행을 1개월 남겨둔 일본에서 지방자치단체에 접수된 민박업 신고 건수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숙박문제 해결과 무허가 민박 양성화 등을 위해 민박업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했지만 주거환경 악화를 우려한 지자체의 조례 제정 등 추가 규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명 관광지인 교토(京都)시는 18일까지 접수된 민박업 신고 중 두 건을 수리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15일 신고 접수를 시작해 그간 1,500건의 문의가 있었고 8건이 접수됐다. 당국은 시내에 약 4,000곳의 민박시설이 있을 것으로 추산하지만 최종 수리 건수는 한자릿수 대로 전망하고 있다. 센다이(仙台)와 아오모리(青森), 아키타(秋田), 가나자와(金沢) 등의 유명 관광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홋카이도(北海道)에선 삿포로(札幌)를 포함해 관련 문의가 1,000건을 넘었지만 실제 신고는 96건이었다.

민박업 신고가 부진한 배경으로는 민박을 운영하는 개인이나 법인에 대한 지자체의 독자적인 추가 규제가 꼽힌다. ‘야미 민박’으로 불리는 무허가 민박에서 발생했던 소음과 쓰레기, 안전 등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감안해 지자체가 조례 제정을 통해 민박업자에 대한 추가 규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내달 15일 시행되는 새 민박법에는 연간 영업일수를 최대 180일까지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토시는 주택 전용지역에서의 민박 영업일수를 연간 60일로 제한했다. 또 집주인의 부재 시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1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관리인을 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센다이시는 주거 전용지역의 민박 영업을 토요일로 제한했고, 그나마 나고야(名古屋)시는 주말 이틀로 한정했다. 학교 주변에서의 민박 영업을 제한하는 조례를 채택한 지자체도 적지 않다.

정부의 새 민박법 시행은 형식적으로 규제 완화인 셈이지만 이처럼 민박업 규제와 관련한 최종 권한을 지자체가 갖게 되면서 소음, 위생, 안전 등 건물주와 임대업자가 충족시켜야 하는 요건이 엄격해졌다. 여기에 민박업 신고를 위해선 소방 안전 문서를 포함한 20 종류 이상의 서류를 구비해야 하고 복잡한 신고 절차도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코쿠(四国) 지역 4개 현에서는 11일까지 2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서류 미비로 단 한 건도 수리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업계에선 새 민박법이 정한 영업일 수 180일에 대해 “인건비와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도저히 수익을 내기 어려운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지자체의 추가 규제에 대해선 “사실상의 배제 요건”이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한편 민박법 시행에 따라 편의점에서 체크인 수속을 밟도록 하는 등 업체간 제휴 움직임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패밀리마트와 세븐일레븐은 각각 세계 최대 민박중개업체인 에어비앤비와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와 제휴를 맺고 전국 점포망을 민박 체크인 거점으로 활용하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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