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 외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 경영 전면 나설 듯
당분간 그룹 ‘6인 부회장단’ 조언 받을 가능성 높아
지난해 9월 초 구본무 LG 회장이 구본준 LG 부회장 등과 함께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건설한 LG사이언스파크를 직접 점검하고 있다. LG 제공/2018-05-17(한국일보)/2018-05-17(한국일보)

LG그룹을 23년간 이끌어온 구본무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LG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게 됐다.

LG그룹에 따르면 구광모 상무는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04년 고인의 양자로 입양됐다. 구 상무는 다음달 29일 열릴 LG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것을 계기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구 상무는 지난 17일 그룹 지주회사 LG의 등기이사로 추천되며 LG그룹의 4세 경영 승계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을 쏘았다.

3세까지 이어진 경영권 대물림 과정에서 ‘장자 승계 원칙’을 지켜온 LG 오너가의 전통상 구 상무가 그룹 총수 자리를 이어받는 게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아직 연륜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만큼 직접 계열사를 지휘하기 보다는 당분간 6개 부문별 부회장들의 보필을 받으며 경험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구 상무는 그룹 지주회사인 LG의 하현회 부회장을 비롯한 6명의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에게 계열사별 현장 경영을 맡기고 자신은 큰 틀의 경영 좌표를 제시하면서 신성장 사업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LG의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LG의 최대주주는 지분 11.28%를 소유한 구본무 회장이다. 구 상무의 지분율은 6.24%라 표면적으로는 구 회장의 친동생인 구본준(67) LG 부회장이 가진 지분(7.72%)보다 적다. 하지만 구 상무는 향후 구 회장 지분을 증여 또는 상속의 형태로 물려받을 수 있어 LG의 최대주주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장기적으로는 친아버지인 구 희성그룹 회장이 소유한 LG 지분 3.45%까지 흡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증여나 상속 규모가 30억원 이상일 경우 과세율은 50%에 달해 세금 부담은 적지 않다. 구 회장 지분을 모두 받는다면 상속이든 증여든 세금이 7,000억원 이상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LG의 주가가 상승한다면 세금의 액수는 더욱 불어나게 된다.

구 상무에 대한 등기이사 선임은 주주총회 의결 사항이다. 다음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 안건이 통과돼야 구 상무는 LG 이사회에 합류해 책임경영에 나설 수 있다. 구 회장이 2004년 구 상무를 양자로 들였을 때부터 예견된 사안인 데다 구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절반에 가까운 46.68%라 부결될 확률은 낮다.

지난 3월말 기준 LG 계열사는 72개에 이른다. 대표 계열사인 LG전자(33.7%) LG화학(33.3%) LG생활건강(34%) LG유플러스(36%)를 비롯해 모두 LG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주요 계열사들의 요즘 경영실적이 좋은데다 전문경영인들을 믿고 맡기는 게 LG의 경영 스타일이라 당장 변화의 바람이 계열사까지 불어올 가능성은 적다. 다만 지난해부터 구 회장을 대신해 LG의 총수 대행 역할을 해온 구본준 부회장의 거취는 재계의 관심사다. LG 관계자는 “실력을 갖춘 계열사 부회장들이 구 상무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조력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 상무는 경영 전면에 나서면 자동차 전자장비(전망) 사업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등 미래산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그동안 와병 중이던 구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총괄 경영을 맡았던 구본준 부회장은 당분간은 과도체제에서 구 상무에게 '조언자' 역할을 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계열 분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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