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석(試金石)은 금의 순도를 조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검은색의 암석을 말한다. 금 조각을 이 돌의 표면에 문질러 나타난 흔적의 빛깔과 표본의 금 빛깔을 비교해 순도를 결정하는데, 금의 함량을 나타내는 단위인 캐럿(carat: K)을 사용해 순금을 24K로 하고 순금의 함량에 따라 1K는 합금에 함유된 금의 양이 전체의 24분의 1이고, 14K는 58.3%, 18K는 75%의 금이 함유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시금석은 이처럼 금의 순도를 시험하는 돌이지만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가치나 능력 등을 알아보는 기준을 이르는 말로 많이 쓰여 ‘이번 선거는 민주주의의 발전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등의 비유적인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시금석의 유래를 살펴보면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고대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가 쓴 ‘변신 이야기’라는 책을 보면 탐욕에 눈이 어두워 거짓말을 한 노인을 헤르메스 신이 돌로 만들어버렸고 그 돌이 오늘날 시금석이 되었다는 것이다.

헤르메스는 아폴론이 돌보던 가축을 숲 속에 숨겼는데, 바투스라는 노인이 이를 목격하자 헤르메스는 노인에게 소 한 마리를 줄 테니 가축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해달라고 했고, 이에 노인은 가까이 있던 돌을 가리키며 ‘저 돌이 고자질을 하면 했지, 나는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큰소리쳤지만 다른 사람으로 둔갑한 헤르메스가 가축을 숨긴 곳을 말하면 소 두 마리를 준다는 말에 약속을 깨고 가축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자 헤르메스가 노인을 그가 가리킨 돌로 만들어버렸다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사람의 거짓말을 시험했던 돌이 오늘날 금의 순도를 시험하는 돌이 되었고, 어떤 일의 가치를 알아보는 기준이라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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