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옥중편지 보내 주장
드루킹 “함께 죗값 치러야”
김경수 “마구 기사화해도 되나”
경찰 “수사와 직접 연관된 내용
진위 여부 아직 밝히기 어렵다”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부산 중구 민주공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민주당원 댓글공작 사건 주범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가 옥중편지를 통해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선 전부터 댓글 여론조작에 동의했다고 주장하면서 김 전 의원과의 ‘커넥션’ 의혹에 불을 지폈다. 드루킹이 18일 변호인을 통해 조선일보에 공개한 편지엔 그간 김 전 의원이 밝혀왔던 입장과 상반된 내용이 많아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경찰이 편지 내용에 대해 “수사와 직접 연관된 내용이라 진위 여부를 밝히기 어렵다”고 전한 가운데 김 전 의원 측은 “황당한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옥중편지에 담긴 드루킹 주장은 지금까지 댓글 조작 개입이 없었다는 김 전 의원 입장과 크게 엇갈렸다. 그는 “2016년 9월 김 전 의원이 내 사무실(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로 찾아왔을 때 댓글기계 필요성에 대해 얘기했고, 10월 저들(보수진영) 댓글기계에 대항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당시 김 전 의원은 매크로 자동화 프로그램(킹크랩) 시연 때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상 사용을 승낙했으며, 김 전 의원이 ‘뭘 이런걸 보여주고 그러냐, 그냥 알아서 하지’라고 얘기한 모습은 경공모 회원 여러 명이 목격했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사건 초기 “(드루킹 측의) 불법 댓글 작업 여부는 보도를 통해 처음 접했다”고 말한 바 있다.

대선 전 댓글 여론조작 의혹, 인사추천 문제 등 대해서도 드루킹은 “2016년 9월 선플운동을 결정한 뒤 경공모 회원들이 밤잠을 못 자며 댓글 작업을 해 왔고, 텔레그램을 통해 활동을 보고받은 김 전 의원은 이를 매일 확인했다”라면서 “(김 전 의원이)대선 뒤 일본 오사카 총영사 인사추천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말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으나, 한직인데다 농락 당했단 생각까지 들어 김 의원 제안을 거절했다”고 했다.

편지엔 자신이 지시해 500만원을 전달한 김 전 의원 보좌관 한모(49)씨가 지속적으로 금전 요구가 있었다는 폭로와 함께 강한 불만도 담겼다. “한씨는 김 전 의원이 나에게 어떤 자리(오사카 총영사 등)도 줄 생각이 없다는 걸 잘 알면서, 우리(경공모)가 인사에 대해 궁금해하는 심리를 교묘히 이용해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17일 (오사카 총영사자리 요구를 하면서) 김 전 의원에게 돈 문제를 거론한 건 한씨가 괘씸해서 해고하란 의미였다며 “(드루킹이)인사 문제로 협박에 가까운 문자를 보냈다”던 김 전 의원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드루킹은 자신과 경공모 회원에 대한 경찰의 강제수사가 김 전 의원과 다툼에서 비롯된 보복 조치로 의심했다. 그는 “지난 2월 김 전 의원과의 다툼이 있었고, 계속된 김 전 의원의 기망행위에 분노해 3월 17, 18일쯤 ‘일련의 (불법)행위들을 20일 언론에 털어놓겠다’고 알리자, 21일 느릅나무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고 하면서 “지금도 그 때의 다툼과 영장 집행은 유관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드루킹은 “댓글을 작성·추천하고 매크로를 써 물의를 일으킨 점은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이 사건의 최종 지시자, 책임자인 김 전 의원도 우리와 함께 법정에 서서 죗값을 치르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드루킹 옥중편지 내용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이렇게 소설 같은 얘기를 마구 기사화해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것(옥중편지)으로 선거판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나와 경남도민을 잘못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 측 대변인 제윤경 의원도 “드루킹의 옥중편지는 검찰이 자신에 대한 수사 축소와 빠른 석방을 보장하면 김 후보 댓글 지시에 대해 진술하겠다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각종 의혹 해소를 위해 필요한 수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진실 규명을 위해 엄정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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