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구균 백신 접종으로 폐렴을 예방해 항생제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내 항생제 사용량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여전히 1위로 조사돼 항생제 과다 사용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ㆍ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항생제 사용량은 1,000명 당 34.8DDD(Defined Daily Dose, 의약품 규정 1일 사용량ㆍ2016년 기준)로 집계됐다. 하루 동안 1,000명 가운데 34.8명이 항생제 처방을 받은 셈이다.

항생제 오ㆍ남용은 결국 심각한 항생제 내성으로 이어져 적잖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 선택 폭을 크게 줄이고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로 항생제로 치료하는 폐렴은 국내 주요 사망원인 가운데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에 따라 9년 만에 ‘성인 지역사회획득폐렴 항생제 사용지침’을 개정해 폐렴구균의 항생제 내성을 경고했다. 진료지침은 여전히 폐렴구균을 국내에서 지역사회획득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균으로 지목하며, 기존 항생제로는 치료하기 힘든 내성균이 늘어나는 반면 새로 개발되는 항생제는 줄고 있음을 지적했다.

개정된 내용은 2009년에는 1차 치료약제로 권고된 항생제 병용처방요법이 제한적으로 처방되도록 바뀌었다. 매크로라이드, 테트라사이클린 등과 같은 항생제 단독요법은 유독 국내 폐렴구균 분리주에서 내성률이 높아 2009년에 이어 권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또한 폐렴의 보조 치료 및 예방 차원에서 65세 이상 고령인과 위험군에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장했다. 폐렴은 주로 65세 이상 고령인이 앓는 병으로, 매년 1만5,000명 이상의 고령인이 폐렴으로 사망할 정도다.

송준영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4월 열린 ‘2018년 제12차 대한백신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여러 연구결과에서 만 65세 이상 성인은 물론 만성질환자의 폐렴 발병률이 매우 높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부도 고령층의 폐렴구균 질환 심각성을 인식해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으로 23가 다당질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23가 다당질백신은 폐렴구균 침습성 감염질환에 60~70% 정도 효과가 있지만, 폐렴구균 폐렴 예방효과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접종 후 5~10년 후 항체가 감소(고령층, 만성질환, 면역저하자에서는 더 빠르게 감소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13가 단백접합백신은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인에서 일상생활에서 감염되는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에 대한 예방효과를 확인했다.

세계적으로도 성인에서 13가 단백접합백신 도입 국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에서도 2014년 모든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접종하도록 권고사항을 변경했다. 홍콩 보건부도 최근 고령층에서의 13가 단백접합백신 지원을 결정했다.

2018년 1월 기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29개 나라에서 고령층 및 고위험군에게 13가 단백접합백신 접종을 지원하며 고령층 대상 폐렴구균 예방접종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고령층 13가 단백접합백신 지원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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