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NBA 개막전 뛰는 박지수 “감독님 칭찬, 립서비스인지 걱정했죠”
한국선 현실 안주할 때 있었지만
여긴 시즌 중에도 방출해 긴장감”
WNBA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박지수.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구단 SNS 캡처

“마지막 운동이 끝나고 방출된 선수도 있어 긴장했어요.”

한국 선수로 15년 만에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구단의 정규리그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박지수(20ㆍ196㎝)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두 차례 시범경기에서 평균 6점 4.5리바운드 2.5블록슛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개막 엔트리 발표 당일인 18일까지 함께 훈련했던 동료들이 방출되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팀 훈련 캠프에서 빌 라임비어 라스베이거스 감독의 눈도장에 든 박지수는 당당히 개막 로스터 11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2003년 시애틀 스톰의 정선민(44) 인천 신한은행 코치 이후 두 번째로 WNBA 무대를 밟는 한국 선수가 됐다.

박지수는 엔트리 발표 직후 통화에서 “감독님이 좋은 말을 많이 해줘 (엔트리 합류를) 기대했지만 립서비스 차원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걱정했다”며 “저를 잘 봐준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W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7순위로 미네소타 링스에 지명된 이후 곧바로 라스베이거스로 트레이드 된 박지수는 미국 무대를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 그는 “만약 지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비로 WNBA 캠프에 참가하려고 했기 때문에 휴식 시간이 줄어든 것은 전혀 아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지수.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SNS 캡처

WNBA는 세계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뛰는 무대다. 그 동안 국내에서 큰 키로 농구를 쉽게 할 수 있었던 박지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박지수는 “한국에서 농구를 할 때는 나보다 신체적으로 뛰어난 선수가 없어 현실에 안주할 때도 있었다. 여기에서는 그림자도 못 따라갈 정도로 잘하는 선수가 엄청 많다. ‘보는 것만으로 배운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두 번째 시범경기였던 댈러스 윙스를 상대할 때 한계도 느꼈다. 20분51초를 뛰며 4점 5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했지만 중국 국가대표팀과 첫 시범경기 때보다는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박지수는 “중국 대표팀과 달리 댈러스전은 실제 개막 후 붙을 상대 팀이라 조금 더 긴장했다”며 “감독님이 상대 높이가 좋으니까 중거리 슛 위주로 경기를 하라고 했는데 의욕이 앞서 돌파를 하다가 뺏기기도 했다”고 돌이켜봤다. 댈러스전을 계기로 정신무장을 더욱 단단히 한 그는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뛰어야 한다. 시즌 중에도 방출되는 선수가 있다. 이제 정말 보여줘야 하는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고 다짐했다.

박지수의 WNBA 데뷔는 오는 21일 코네티컷 선과의 개막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네티컷엔 존쿠엘 존스, 엘리사 토마스, 쉐키나 스트릭렌 등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무대를 뛰었던 선수들이 있다. 박지수는 “한국에서 같이 뛰었을 때와 달리 미국은 본인들의 안방이니까 편하게 뛰고, 기도 더 사는 것 같다”며 “개막 후 출전 시간은 적을 수 있지만 점점 늘려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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