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부산 중구 민주공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당원 댓글공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가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사전에 댓글 조작을 보고받고 작업을 승인했다는 취지로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 전 의원 측은 “황당한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드루킹은 지난 17일 변호인을 통해 한 언론매체에 보낸 A4용지 9장(7000자) 분량의 옥중편지를 통해 ‘재작년 9월 김 전 의원이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 사무실(일명 산채)를 방문해 댓글 여론조작에 쓰인 매크로 시연을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드루킹은 그해 10월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 것을 결정하고 김 전 의원에게 매크로 자동화 프로그램(일명 킹크랩)을 브리핑했으며, 댓글 작업을 승인 받았다고 주장했다.

드루킹은 “그때 제가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문제가 생기면 감옥에 가겠다. 다만 의원님의 허락이나 적어도 동의가 없다면 저희도 이것을 할 수는 없다’고 하자 김 의원이 고개를 끄떡였다”며 그 뒤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드루킹은 옥중편지에서 시종일관 김 전 의원이 자신을 이용했다며 댓글 작업과 인사청탁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드루킹은 지난해 4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문재인 캠프를 지원한 공으로 선대위에도 측근 2명을 추천했으나 1명만 발탁되자 지난해 9월 김 전 의원으로부터 오사카 총영사직 추천을 제안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오사카 총영사직은 지난해 5월부터 이미 내정자가 정해져 있었고, 그 해 12월 김 전 의원으로부터 최종적으로 거절 통보를 받았다. 드루킹은 “결국 7개월간 나를 속이고 농락한 것”이라고 억울해했다. 드루킹은 김 전 의원이 오사카 총영사 대신 센다이 총영사 추천을 제안했으나 오사카에 비해 '급'이 떨어지는 곳이라 거절했다고 한다.

드루킹은 또 검찰이 수사를 축소하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모든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이 사건의 최종 지시자, 보고받은 자이며 책임자인 김경수 의원도 우리와 함께 법정에 서서 죗값을 치르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해당 편지 내용에 대해 김경수 전 의원은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날 부산민주공원을 찾은 그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마구 소설 같은 얘기를 바로 기사화해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것(옥중편지)로 선거판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저를 잘못 본 것이고, 우리 경남도민도 잘못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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