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커뮤니티케어 연구

불필요한데 다른 선택지 없거나
반강제적으로 입소한 환자들
지역 커뮤니티케어서 돌봄 서비스
노인ㆍ장애인 등 장기입원 74만명
요양병원 입소 44만명으로 최다
게티이미지뱅크

사회에서 격리된 채 시설이나 병원에서 장기간 입소해 있는 사람 수가 74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중 6만명가량이 불필요하게 입원한 상태인 것으로 보고 이들을 지역사회로 돌려 보낼 구체적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18일 열리는 사회보장위원회 산하 ‘커뮤니티케어 전문위원회’ 제1차 회의를 앞두고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커뮤니티케어는 지역사회에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치매 노인이나 장애인 등을 지금처럼 복지시설이나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시켜 사회에서 격리하는 대신, 적절한 재가(在家) 보건ㆍ복지 서비스를 제공해 원래 살던 동네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목표다. 사회적 약자의 인권 향상은 물론, 건강보험 등 정부 재정 절감에도 효과가 있어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적잖은 선진국에서는 커뮤니티케어가 활성화되어 있다.

국내 현황을 파악한 결과, 각종 복지시설이나 병원에서 장기간 생활하고 있는 노인, 장애인, 아동, 정신질환자, 노숙인, 결핵ㆍ한센인 등이 2016년말 기준으로 74만명에 이르렀다. 이중 요양병원 입원 환자가 가장 많은 44만2,000명이었고, 노인요양시설 등 생활시설에 입소한 노인도 15만8,000명이나 됐다. 정신의료기관(정신병원)에 장기 입원 중인 환자(6만9,000명)와 집이 아닌 시설에서 사는 장애인(3만1,000명)도 10만명에 육박했다.

복지부는 이 가운데 꼭 시설에 있을 필요가 없는데도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또는 반강제적으로 시설ㆍ병원에 입원한 사람 수를 8%인 6만명으로 추정했다. 정부가 이런 ‘사회적 입원’ 환자 수를 추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을 단계적으로 지역사회로 돌려 보내는 것이 복지부 목표다.

아울러 아직은 지역사회에 머물고 있으나 복지 서비스가 부족해 조만간 시설이나 병원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노인과 장애인 등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46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황승현 커뮤니티케어추진단장은 “이미 입소한 사람들을 지역사회로 되돌려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 입소하지 않은 사람들이 지역 사회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는 과제가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복지부는 노인인구 비율이 28%(2017년 기준ㆍ한국은 14%)에 이르는 세계적인 노인 대국 일본에 대한 현지 조사 결과도 내놨다. 일본은 병원에 ‘퇴원 지원실’을 설치, 환자가 입원할 때부터 퇴원 후 생활지원이나 각종 서비스 연계 방안 등을 담은 퇴원 계획을 세워 불필요한 장기 입원을 막는 한편, 입원 환자를 지역사회로 많이 돌려보내는 기관에는 인센티브를 준다. 또 2013년부터 ‘지역 포괄 케어시스템’을 도입해 집에 사는 노인과 장애인 등에게 교통과 일자리 등 생활지원과 함께 의료와 요양이 연계된 통합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복지부는 이런 해외 사례 등을 국내 여건에 맞게 손질해 올해 중 발표할 커뮤니티케어 종합계획에 담을 예정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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