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근로시간 단축 안착 지원책 발표


신규 채용 1인당 최대 100만원
재직자 임금 보전에 월 40만원
“3년 지원 받자고 30년 고용할지…
단기 지원 보다 임금체계 개편을”
김영주(맨 왼쪽) 고용노동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로시간 단축 현장 안착 지원대책'을 7개부처 실무자들과 함께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올해 7월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한 기업에게 새로 채용하는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10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얇아질 월급 봉투는 최대 40만원까지 채워주기로 했다. 2022년까지 4,700억원을 들여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의 부담을 완화함과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일자리를 위해 또 효과가 매우 제한적인 단기적 금전 지원에만 매달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근로시간 단축 현장 안착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현행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을 확대해 일하는 시간을 줄여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 기업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법정 시행일보다 6개월 이상 먼저 근로시간을 단축한 300인 미만 기업(2020년부터 순차적 시행)에는 신규 채용 1인당 인건비 지원금액을 기존 월 최대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지원기간도 1, 2년에서 최대 3년까지로 확대한다. 당장 7월부터 근로시간을 줄여야 하는 300인 이상 기업의 신규채용 인건비 지원금도 월 40만원에서 60만원까지 올린다.

신규 채용에 따른 대상별 고용창출지원금도 70%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연계 지원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만 50세 이상의 구직자를 신중년 적합직무에 채용하는 기업에게 월 80만원을 1년간 주는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지원금’의 경우 70%인 56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기업에게 새로 채용하는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150만원 안팎의 돈을 주는 셈이다.

아울러 임금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초과근로 감소로 줄어드는 근로자들의 임금도 보전해준다. 고용부에 따르면 7월부터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될 경우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총 103만3,000명으로 이들은 월 평균 34만8,000원의 임금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사업주가 근로자의 임금 감소액을 보전하면 기존 재직자 1인당 최대 3년까지 월 10만~40만원의 임금을 정부가 기업에게 지급한다. 500인 이하의 제조업뿐 아니라 이번에 근로시간 특례에서 제외된 21개 업종도 이 같은 임금 보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초과근로가 줄어들면서 평균임금이 낮아져 퇴직 급여액이 감소하는 경우에는 퇴직금을 중간 정산 받을 수 있도록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이날 관련 브리핑을 갖고 "이번 대책은 무엇보다도 중소기업의 부담 완화와 조기 근로시간 단축 유도에 중점을 뒀다"며 “줄어든 근로시간이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하지만 최저임금에 이어 근로시간 단축 역시 단기 재정 지원에서 해법을 찾고 있는 것을 두고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해 관련 예산 213억원을 책정했고, 내년부터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해 예산을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까지 근로시간 단축 안착을 위해 소요되는 재원은 약 4,700억에 달할 전망으로 준조세 성격인 고용보험기금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약 14만~18만개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정작 현장의 분위기는 미지근하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최소 20~30년은 가는데 3년 금전 지원을 받자고 30년짜리 일자리를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노동정책을 추진하면서 주로 보조금 지원과 같이 가는데 그래서는 정책 효과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재계에서는 금전 지원과 더불어 임금체계 개편 등의 근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이날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확언하기 어렵다”면서 후속 대책을 촉구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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