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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기습에 허 찔린 美 “북미회담 성사 여전히 희망적”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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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기습에 허 찔린 美 “북미회담 성사 여전히 희망적” 신중

입력
2018.05.17 00:4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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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미회담 무산 北경고에 당혹

백악관 “北 행동 특이한 것 아냐

비핵화, 리비아식 아닌 트럼프 모델로“

즉각 대응 자제 속 상황 파악 주력

“트럼프, 北 경고에 주의 기울여”

北 비핵화 협상 힘겨루기 지속땐

美도 강수로 맞대응 배제 못해

한미 양국 공군의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Max Thunder)가 시작된 11일 경기도 평택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에서 A-10 공격기가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양국 공군의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Max Thunder)가 시작된 11일 경기도 평택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에서 A-10 공격기가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갑작스런 남북고위급 회담 중단과 북미 정상회담 재고 경고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허를 찔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에 이은 억류자 석방 등으로 북미 정상회담에 훈풍이 불던 상황에서 북한의 기습적 공세와 대미 비난에 당황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15일(현지시간) 오후 북한의 돌발 행동이 전해졌지만, 미 정부는 일단 강경 대응은 자제하며 상황 파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날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고위급 회담 중단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까지 겨냥하자 긴급 대책회의를 가지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후 “우리는 회담 중지에 대한 한국 언론 보도를 알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밝힌 내용에 대해 별도로 살펴보겠다”며 “우리의 동맹국들과 긴밀하게 지속적으로 조율해 나가겠다”는 내용의 간단한 성명만 내놨다. 북한의 의도와 배경을 더 살펴 보고 판단하겠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튿날 오전 폭스 뉴스에 출연해서는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여전히 희망적”이라며 “우리는 힘든 협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해 왔고 이 같은 (북한의 돌발 행동) 과정은 완전히 특이한 경우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회담이 열린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가 돼 있으며 만약 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전략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훈련을 문제 삼은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직후, 정례 브리핑을 가진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발표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다소 당혹스러운 모습도 드러냈다. 그는 북한의 발표와 관련해 “북한이나 한국 정부로부터 어떤 것도 들은 게 없다.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이전에 한국과 미국이 합동훈련을 계속할 필요성과 유용성에 대해 이해한다고 말해왔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북한이 갑자기 한미훈련을 문제 삼은 게 의아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나워트 대변인은 일단 북한 발표와는 무관하게 “우리는 (북미 정상) 회담 계획을 계속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강경화 외교 장관과 통화를 갖고 북한의 발표 배경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번 북한의 조치에 유의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일단 상황 파악에 나선 미국이 신중한 대응 수위를 언제까지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1부상이 추가 담화를 통해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여러 차례 강조한 ‘리비아 모델’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히며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힘겨루기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샌더스 대변인은 백악관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그것(리비아 모델)이 협상의 일부분인지는 모르겠다”며 “그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모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우리가 따르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모델”이라고 일단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힘을 통한 평화’란 외교 기조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흔들기 전략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강수로 맞대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에 비판적인 미국의 보수적 여론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북미 양측 모두 판을 깨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에 기 싸움 속에서도 물밑 조율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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