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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조사위 “‘전참시’ 세월호 화면 고의성 없다” 발표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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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조사위 “‘전참시’ 세월호 화면 고의성 없다” 발표했지만

입력
2018.05.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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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특보를 사용해 논란이 된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진상조사위원회가 16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1주일 간의 조사 경위를 발표하고 있다. MBC 제공
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특보를 사용해 논란이 된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진상조사위원회가 16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1주일 간의 조사 경위를 발표하고 있다. MBC 제공

MBC가 최근 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 특보 화면을 사용해 논란이 된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전참시’)을 진상조사한 결과 “고의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제작진에 징계를 내리겠다고 했지만 석연치 않은 조사 결과에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MBC는 16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전참시’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오동운 MBC 홍보심의국 부장은 “문제의 화면은 편집을 담당했던 조연출로부터 비롯됐다고 판단했다”며 “조연출은 ‘의도성이나 고의성이 없다’고 증언했고, ‘어묵’이 특정 사이트에서 희생자를 비하하는 의도로 사용된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전참시’는 지난 5일 방송에서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을 뉴스특보 형식으로 편집해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특보 화면에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을 넣어 물의를 빚었다.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등이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으로 비하한 점을 감안했을 때 제작진의 의도가 담긴 편집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방송 후 비판 여론이 강하게 일자 최승호 MBC 사장이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신의 계정에 시청자와 이영자에게 사과 글을 올리고 “조사위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조사위에 따르면 조연출이 FD에게 편집에 필요한 뉴스 멘트와 영상자료를 요청했고, FD가 전달한 자료 10건 중 2건이 세월호 관련 뉴스였다. 조연출은 10건의 자료 중 총 세 컷의 화면을 선택했고, 미술부에 세월호 관련 부분과 방송에 필요 없는 자막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지워줄 것을 요청했다. 조연출이 선택한 세 컷은 ‘방금 들어온 속보입니다’ ‘반가운 소식입니다’ ‘현장 분위기 알아보겠습니다’라는 멘트가 들어있는 화면이라 선택했다는 것. 조사위는 “세월호 화면이 사용된 걸 인지한 사람은 조연출과 FD, CG작업을 처리한 미술부원 뿐”이라며 “편집된 화면을 본 연출과 작가, 다른 제작진은 세월호 화면이 쓰인 걸 인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사위 위원장을 맡은 조능희 기획편성본부장은 “조연출이 세월호 희생자들의 희화화 의도를 가지고 해당 장면을 사용했다고 볼 순 없지만 단순 과실로 볼 수는 없었다”며 “웃음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사회적 참사와 관련된 영상을 사용했다는 점은 방송 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본부장은 “해당 조연출과 연출, 부장, 본부장의 징계 조치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화면(위쪽)과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MBC 뉴스특보 화면. MBC 캡처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화면(위쪽)과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MBC 뉴스특보 화면. MBC 캡처

조사위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어묵’ 자막은 단순 실수로 단정하기엔 석연치 않아 보인다. 세월호 참사 특보 화면에 ‘어묵’이라는 자막이 직접적으로 쓰인 정황이 실수라고 하기엔 고의성이 짙어 보인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오동운 부장은 “관련자(조연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봤는데 (‘일베’)활동 기록을 찾을 수는 없었다”며 “문제가 발생한 뒤 조연출에 대한 연출자와 부장들의 반응을 청취하는 등 종합적으로 짚어본 결과 고의성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 부장은 “제작진이 ‘일베’가 아니라는 것은 수사를 하지 않고는 밝힐 수 없는 부분”이라며 진상조사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조사위는 “‘전참시’의 폐지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전참시’가 정상적으로 전파를 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출연자인 이영자가 녹화 불참을 선언하면서 방송은 2주(12일, 19일)간 결방되고 있다. 방송 초기 방송인 김생민이 ‘미투(#Me Too)’ 폭로로 하차한 데 이어 세월호 논란까지 겹쳐 방송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진수 예능본부 부국장은 “조사 결과 발표 후 출연자들과 논의해서 향후 방송 일정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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