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 갈등으로 확산 조짐
조종사노조, 직원연대 등
구심점 없이 집회도 따로 진행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병가를 마치고 복귀한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을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년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이 대한항공노동조합에서 제명됐다.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로 시작된 사태가 직원들 간의 노-노 갈등으로 번질 조짐이다.

대한항공노조는 15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박 사무장의 노조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박 사무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현 노조는 어용 노조’라 주장해 명예를 실추시켰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는 등 이적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노조는 한국노총 산하에 있다. 이에 대해 박 사무장은 “딱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노동자의 날인 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앞에서 열린 '범죄 총수일가 경영권 박탈 및 재벌체제 청산 결의대회'에서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이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갑질행위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한항공 직원들은 노조와 선 긋기에 나섰다. 그 동안 노조가 총수 일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불신이 크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는 노조 이야기를 하면 경고 없이 강퇴한다는 공지가 붙을 정도다. 16일 자신을 운항승무원이라고 밝힌 참여자가 “총수 일가 몰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직원들 지킬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자, 대화방의 다수 참여자들은 “지금은 노조 얘기보다 총수 일가 퇴진이 먼저”라며 발언을 막았다. 현재 대한항공에는 1만800명이 가입한 한국노총 산하 ‘대한항공노동조합’과 약1,100여명이 가입한 민주노총 소속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600명 규모의 독립노조 ‘대한항공조종사새노동조합’이 있다.

대한항공 구성원들 집회도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따로따로 진행되고 있다. 대한항공노조는 16일 오전5시부터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조종사노조는 16일 오후 2시 30분부터 중구 서소문동 대한항공 빌딩 앞에서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두 차례 촛불집회까지 진행했던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18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종로구 세종로 공원에서 300명 규모의 3차 촛불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