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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기업화ㆍ서열화 안타까워 기독교 관점서 학문과 진리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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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기업화ㆍ서열화 안타까워 기독교 관점서 학문과 진리 토론”

입력
2018.05.16 15: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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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조영헌 교수 7년 노력

베리타스 포럼 국내 첫 개최

베리타스 포럼 준비하는 조영헌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베리타스 포럼 준비하는 조영헌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대학의 본래 의미를 찾자는 취지의 포럼이란 점에서 한국 개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됐습니다.”

기독 지성 학술행사 ‘베리타스 포럼(Veritas Forum)’ 개막을 일주일 앞둔 16일, 행사 개최를 주도하는 조영헌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막바지 준비로 분주했다. 조 교수는 7년 전부터 이 행사의 국내 개최 필요성을 느껴왔다. 지난해 6월 다니엘 조 베리타스 포럼 아시아지역 기획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서도 이 포럼을 열고 싶다”고 요청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 끝에 마침내 23, 2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과학도서관 등에서 행사를 열게 됐다.

1992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시작된 베리타스 포럼은 기독교 철학을 기반으로 대학의 역할 등 삶 전반에 대해 토론하는 행사다. 전세계 200여 대학에서 2,000여 차례 개최됐으나 그간 국내에선 열리지 않았다.

조 교수가 이 포럼의 국내 개최 필요성을 느낀 건 국내 대학에서 급격한 세속화 및 자본화가 진행지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다. 학교는 ‘지성의 상아탑’이란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기업화하고, 학생들 역시 대학을 취업의 관문쯤으로 여기는 모습이 크게 안타까웠다고 한다. 국내에서 역시 심각한 ‘서열화’ 문제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이번 베리타스 포럼의 가장 큰 목표는 신학대학이나 기독교학과, 선교단체 등에서만 이뤄지던 기독교 담론을 대학 구성원 누구나 참여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모든 학문과 이론에 대해 기독교적 시각을 제시하고, 비(非)기독교인과도 자유롭게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그간 한국교회가 일방적이고 공격적인 방식으로 복음을 전해왔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아들이고, 기독교가 지성사회 내에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도 꾸준히 고민해 보겠다”고도 했다.

포럼 첫날엔 저서 ‘소명’으로 유명한 오스 기니스 박사가 ‘포스트 진리시대의 진리’를, 이튿날엔 강영안 서강대 명예교수와 우종학 서울대 교수가 ‘존재하는 것들: 과학자와 철학자의 기독교적 사유’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조 교수는 “첫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도 중요하지만, 개최 취지를 잊지 않고 그 가치를 꾸준히 이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미국 베리타스 포럼을 따라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한국사회 특성에 맞게 적응시켜 나가는 게 더 중요하단 얘기다. 그는 “올 가을엔 서울대에서 두 번째 포럼을 열기로 했다”면서 “내년엔 통일이나 동아시아 평화 이슈를 가지고 논의를 진행해보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토론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수준 높은 토론 문화를 갖춰가는 데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조 교수는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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