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한국형발사체의 ‘시험발사체’를 10월 발사한다고 밝혔다. 시험발사체 비행시험은 우리나라 발사체 기술 자립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해 봐야 할 이벤트가 될 것이다.

이른바 ‘시험발사체’는 3단형 로켓인 한국형발사체의 1단과 2단에 사용되는 75톤 액체엔진 1기만으로 제작되는 1단형 로켓이다. 당연히 형상과 성능이 한국형발사체와 모두 다르다.

사실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 계획을 수립하던 당시 이런 시험발사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렸다. 한국형발사체와 형상이 다른 시험발사체를 별도로 발사하려면 인력과 예산, 개발기간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 발사대도 따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반대 의견이 있었던 것이다. 실제 우주발사체 선진국에서도 발사체를 개발할 때 형상이 다른 시험발사체의 비행시험은 별도로 실시하지 않는다. 개발 경험이 충분해 지상시험 만으로 성능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논의에서는 위험 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개발 경험이 없는 우리나라가 이미 오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선진국의 개발 모델을 그대로 밟아 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 아래 한국형발사체 발사에 앞서 독자 개발한 75톤 엔진의 성능과 발사체 전체의 시스템을 점검할 수 있는 시험발사체 비행시험이 국가계획으로 수립된 것이다.

이 계획에 따라 연구진은 형상이나 규모가 다른 한국형발사체와 시험발사체의 초기 가속도 값 등 비행환경을 동일하게 맞추었다. 시험발사체의 엔진과 시스템들이 한국형발사체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비행환경에서 기술적인 사항들을 검증하려는 것이다. 시험발사체의 비행시험이 성공한다면 한국형발사체의 성공까지 조심스레 자신해 볼 수 있다. 반대로 시험발사에서 결함이 발견되면 보완 대책을 수립할 수도 있다.

이번 시험발사에서 처음 비행하게 될 75톤 엔진은 사실 설계단계에서 상당한 애로를 겪었다. 연소 불안정성 문제가 나타나 이를 해결하는데 1년 반이 걸린 것이다. 이 때문에 시험발사가 1년 연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연소 불안정이 대형 액체엔진 개발의 가장 큰 애로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단기간에 난제를 극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과거 미국에서 아폴로 달 탐사에 사용된 새턴 V 로켓에 장착된 F-1 엔진을 개발할 때 연소 불안정 문제 때문에 무려 4년 간 1,332회의 지상연소시험을 수행해야 했다. F-1 엔진이 우리의 75톤 엔진 보다 10배 정도 큰 추력의 초대형 엔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발사체 엔진 개발에서 연소 불안정이 얼마나 큰 난제인지를 보여준다.

한국형발사체 75톤 엔진은 이미 70회 이상의 시험을 통해 기술적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성능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한다. 시험비행을 통해 실제 비행상황에서도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다면 한국형발사체 개발에서 가장 핵심적인 액체엔진 기술의 자립화가 실현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시험발사에 실패하면 1년 후에 한 번 더 시험발사를 하겠다고 한다. 최소 1회 또는 2회의 시험발사를 거친 뒤 한국형발사체를 발사하게 되는 것이다. 첫 발사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기대가 크지만 사실 우리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한-러 협력으로 개발한 나로호를 3번 발사해 1번 성공한 기록을 갖고 있을 뿐이다.

한국형발사체는 100% 자력으로 개발하는 발사체다. 솔직히 높은 성공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우주 선진국들의 발사체들은 현재 95% 수준의 발사 성공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들도 초기 개발 단계에서는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발사체 개발에서는 뾰족한 지름길이 없다. 부단히 노력해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것만이 성공을 보장한다. 아무쪼록 10월 시험발사체비행시험이 2021년 한국형발사체 성공의 청신호를 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탁민제 카이스트(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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