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공보 “갱도 폭발로 폐쇄할 것”
지상 구조물 치우고 주변도 완전 폐쇄
남북 정상회담 약속대로 취재진 초청
다만 한ㆍ중ㆍ미ㆍ영ㆍ러 기자로 한정
참관 기자단에 특별전용열차 제공키로
북한이 23~25일 공개 폐쇄하기로 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서쪽 갱도(왼쪽)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지금껏 6차례 핵실험이 모두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을 23~25일 갱도 폭파 방식으로 완전히 허물고 문 닫는 행사를 공개 진행하겠다고 12일 공표했다. 4ㆍ27 남북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대로다.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의지를 재차 보여주려는 의도로 짐작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이날 발표한 공보에서 “핵시험장을 폐기하는 의식은 5월 23일부터 25일 사이에 일기조건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며 “핵시험장 폐기는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어 “(폐쇄 행사는)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 다음 지상에 있는 모든 관측 설비들과 연구소들, 경비구분대들의 구조물들을 철거하는 순차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핵시험장 폐기와 동시에 경비 인원들과 연구사들을 철수시키며 핵시험장 주변을 완전 폐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0일 노동당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내려진 결정을 이행하는 차원이다. 북한은 같은 달 21일 관영 매체를 통해 전날 회의 결정서를 공개하면서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외무성은 “북부핵시험장 폐기를 투명성 있게 보여주기 위하여 국내 언론기관들은 물론 국제기자단의 현지 취재 활동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다만 “핵시험장이 협소한 점을 고려하여 국제기자단을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남조선에서 오는 기자들로 한정시킨다”고 덧붙였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핵실험장을 폐쇄할 때 대외에 공개하겠다고 한 데 따른 조치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회담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에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북으로 초청하겠다고 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전문가 초청 문제는 이번 공보에서 거론되지 않았다.

외무성은 특히 핵실험장 폐쇄를 취재하는 국제기자단의 편의 보장을 위해 중국 베이징에서 원산을 연결하는 전용기를 대상으로 영공 개방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원산에 특별히 준비된 숙소를 보장하고 기자센터를 설치하는 한편 원산에서 풍계리 핵실험장까지는 특별전용열차를 편성해 이용토록 했다.

외무성은 “핵시험장이 인적이 드문 깊은 산골짜기에 위치한 점을 고려하여 국제기자단 성원들이 특별전용렬차에서 숙식하도록 하며 해당한 편의를 제공한다”며 “국제기자단 성원들이 핵시험장 폐기 상황을 현지에서 취재 촬영한 다음 기자센터에서 통신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건을 보장하고 협조한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앞으로도 조선반도(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연계와 대화를 적극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경북도 길주군 소재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6년 10월 제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까지 모두 6차례의 핵실험이 진행된 곳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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