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없이
제재완화 효과 줘 북중밀착 강화
상하이 등도 직항노선 재개 예정
中정부 차원서 적극 지원 움직임
“美에 비핵화 보상 촉구” 해석도
중국 여행사의 '평양~청두' 노선 홍보물. 위챗 캡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중국이 북한에 선물을 주는 조치를 단행했다.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지역 여행사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평양-청두 직항노선을 개설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차례 전격 방중으로 확인된 북중 간 밀착을 상징하는 조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위반 없이 실질적인 제재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을 향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단계적ㆍ동시적 조치를 촉구하는 의미도 있다.

10일 중국 현지 여행업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밍푸(名芙)국제여행사 등 청두지역 10개 여행사가 다음달 28일 북한 고려항공의 평양-청두 직항노선의 전세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당 노선에 대한 양국 간 협의는 지난 3월 말 김 위원장의 1차 방중 직후부터 진행돼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과거에 평양 직항노선을 운영한 적이 있는 산둥(山東) 지난(濟南)과 칭다오(靑島)는 물론 상하이(上海)와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등 중국 내 다른 주요도시에서도 평양을 잇는 직항노선을 재개하거나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이 특히 주목되는 건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를 지원하고 있는 듯한 정황 때문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청두는 내륙 지역이라 평양으로 가는 여행객이 많지 않을 텐데도 중형 항공기가 투입되고 여러 여행사들이 참여한 것을 보면 정부 차원에서 해당 노선에 대한 여행객 모집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다음 노선에 대한 여러 얘기가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신규 편성된 평양-청두 노선의 고려항공 여객기는 북한이 2010년 러시아에서 구매한 TU204-100 기종으로 176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고 최대 운항거리도 6,000㎞로 중국 전역을 커버할 수 있다. 고려항공이 2016년 5월 운항을 시작했다가 중단한 평양-지난 노선에 투입했던 러시아의 안토노프 An-148 기종보다 100여명을 더 태울 수 있다. 평양-청두 노선을 활용한 북한 여행상품 가격도 5,000위안(약 85만원)으로 비교적 높게 책정됐다.

이는 평양-청두 노선 전세기 운항이 당장의 수익보다는 우호관계의 상징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려항공 전세기 운항은 그간 북한의 연이은 핵ㆍ미사일 도발에 따른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피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실질적으로 대북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효과와 함께 북중 밀착을 강화하는 상징적인 조치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의 이번 조치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단계적 조치에 상응하는 보상을 미국에 촉구하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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