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합의 내용 재확인한
김정은 발언에 긍정 평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중국 다롄의 휴양지 방추이다오(棒槌島) 해안가를 거닐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국중앙(CC)TV 캡처=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깜짝 방중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 중국 정부가 미리 방중 사실을 통보해준 데다 지난 3월 김 위원장 방중을 한 차례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북중 정상이 다시 만난 배경을 두고선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일 북중 양국이 김 위원장 방중 사실을 보도한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의 다롄(大連) 회동 사실은 중국 정부가 우리 쪽에 미리 알려왔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김 위원장은 어제(7일) 다롄에 들어가 오늘 평양으로 돌아갔다고 중국 정부가 통보했다. 1박 2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 다롄을 방문했고, 북중 최고위급이 회동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도 청와대 관계자는 “그 문제는 저희가 상당한 무게를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사전 통보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저희가 구체적 내용은 말씀 드릴 수 없다”고 답했지만, 사실상 방중을 확인하는 뉘앙스의 답변이었다.

이는 김 위원장의 1차 극비 방중 때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던 것과 비교됐다. 지난 3월엔 북한 특별열차가 북중 국경을 통과한 다음날인 27일까지도 외교부ㆍ통일부 고위 당국자들이 “정말 모르겠다. 혹시 확인된 게 있느냐”고 기자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김 위원장의 2차 방중 때는 달랐다. 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김 위원장 방중 여부 질문에 “확인해줄 수는 없지만 가능성이 꽤 있다”며 간접적으로 사실을 시인했다. 사실상 미리 알고 있었다는 반응이었다. 김 위원장 전용기가 다롄 공항에서 목격된 데다 시 주석의 동선 등을 볼 때 북중 정상의 만남 자체를 끝까지 감출 수는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외교안보 당국은 김 위원장이 방중을 마치고 돌아간 만큼 향후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다는 관측이 많은데도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중 양국이 밀월관계를 갖는 게 심상치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확고한 입장”, “유관(미국)측이 대북 적대정책을 없애면 핵 보유도 필요 없다” 등 김 위원장이 기존 남북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재확인한 발언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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