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스팅어’로 불리는 기아차 K3가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출시 두 달 만에 준준형차 절대 강자 아반떼 판매량을 넘어섰다. K3가 2012년 등장한 이후 처음이다. 다이나믹한 외관에, 디젤차 부럽지 않은 연비가 이 차의 자랑거리다. 아반떼를 능가한 K3의 매력이 무엇인지 최근 시승해봤다.

외관부터 아반떼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길이를 아반떼보다 70㎜ 늘려 중형차의 여유를 품었고, 보닛과 트렁크가 길쭉하게 늘어나 쿠페형 실루엣 갖췄다. 납작하게 깔린 헤드램프로 인해 좌우 폭도 넓어 보여 도로에 바짝 붙어 달릴 것 같다. 특히 범퍼 하단의 커다란 공기 흡입구는 스포츠카 못지않은 주행감을 선사할 것 같은 모양새다.

실내로 들어서자 외관과 달리 변화를 별로 느낄 수 없었다. 늘어난 차체 길이와 달리 축거는 2,700㎜로 아반떼와 같다. 늘어난 길이가 모두 앞뒤 오버행에 집중한 탓이지만, 이 정도 크기면 4인 성인이 타기에는 충분하다. 트렁크 용량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능가하는 502ℓ에 달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운전석은 대시보드가 가로로 길게 뻗어 있고, 내비게이션이 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깔끔한 형태를 갖췄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관심을 둔 부분은 무단 변속기(CVT)다. 최대 10단으로 나뉘는 기존 변속기와는 달리 단 구분이 없어 연료소비효율을 높인 게 특징이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니 매끄러운 출발을 유도한다. 변속 충격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재빨리 RPM을 끌어올린다. 일반 변속기와 구분 짓기 어려울 만큼 무난한 느낌이다.

하지만 가속감이 평범하다는 점은 아쉬웠다. 기어 노브를 왼쪽으로 젖혀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지 않으면 더딘 속도에 답답함마저 든다. CVT를 채택하면서 기존 직분사 엔진 이전 단계인 멀티 포인트 인젝션(MPI) 방식의 엔진을 써, 출력과 토크가 다소 낮아진 결과로 보인다. 물론 제작사 설명처럼 고속으로 올라가도 소음과 진동에서 안정감을 유지해준다. 하지만 고속주행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정도의 주행감은 아니다. 유럽형 스포츠세단이 얌전한 주행을 하다가도 언제든 야수로 변할 수 있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것과 차이 나는 부분이다.

주행 중 하체는 잔진동을 거르는 정도이며, 고속주행에 적합한 단단한 편은 아니다. 무게중심도 높은 편이어서 대중성에 맞춘 듯하다.

연비는 조금 실망스럽다. 기아차가 이런 동력기관을 선택한 것은 좋은 연비를 위해서이고, 공인 복합연비도 ℓ당 15.2㎞로 표기돼 있지만 거친 가속페달을 제외한다는 조건을 뺀듯하다. 시내 주행에선 ℓ당 10㎞를 넘기 힘들었고, 고속구간까지 합쳐 총 93㎞를 달린 결과 ℓ당 11.9㎞가 찍혔다. 1.6 가솔린 터보엔진을 부착한 코나를 거칠게 몰았을 때와 크게 차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가속을 하지 않고 연비운행을 한다면 물론 공인 연비를 만날 수는 있겠지만, 주행성을 중시한다면 경쟁차와 차별성이 없어 보인다.

스포츠 세단보다는 무난한 세단을 원하는 운전자에게 추천한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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