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앞 北, '中 카드' 협상력 강화
中 한반도 역할 패싱론 불식
김정은(왼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다롄(大連) 방문설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한반도 정세의 급변기에 북한과 중국 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의 다롄 방문이 사실이라면 이는 지난 3월 말 예상하기 어려웠던 전격적인 방중 이후 40여 일 만이다.

중국은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데 이어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또 한차례의 회동으로 북한과의 밀월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잦은 북중 회동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뿐만 아니라 향후 한반도에 새 질서가 수립될 때 역할과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앞서 남북 정상이 체결한 판문점 선언에서 자국을 뺀 남북한, 미국 3자 간에 연내 종전 선언 및 평화체제 구축 회담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이달 초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북한 방문도 한반도 새 질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중국 패싱론'을 불식시키기 위함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 김 위원장의 다롄 방문설이 아직 확인이 어려운 단계여서 논평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김 위원장의 2차 방중이 맞는다면 왕이 국무위원이 북미 정상회담 전 시 주석의 평양 답방을 조율하러 간 것이라는 관측이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셈이 됐다.

남북 정상회담 10여 일 만에 이뤄진 북한 고위급의 다롄 방문은 중국 소외론 우려를 재차 불식시키고 남북, 북미로 기울어진 한반도 질서의 균형추를 북중으로 다시 맞추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역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중국의 참여를 환영한다는 뜻을 다롄 회동이라는 간접적 형식으로 회답한 것으로 봐야 한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를 놓고 저울질하며 회담 전 비핵화의 방법론을 놓고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대세를 이룬다.

최근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대해 비핵화는 물론이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의 지체 없는 영구적 폐기까지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북한은 이번 다롄 회동을 통해 비핵화 협의, 경제건설 추진, 대북제재 완화 등에서 대미 협상력을 높일 카드로 중국을 선택하고 미국과 대등하게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북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온 것이 맞는다면 미국에 대한 제스처로 보인다"며 "북중 간 밀월을 강조하면서 북미 대화가 난항을 겪더라도 북한에 또 다른 돌파구가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여기에 북중 회동이 이뤄지고 있는 다롄이라는 장소가 내포한 뜻도 남다르다.

다롄항 조선소에서 진수된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 001A함이 금명간 시험항해를 앞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전략자산인 항모 출항식에 김 위원장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북한이 미국에 맞선 중국과의 전략적 동맹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 표시이기도 하다.

게다가 북중 정상의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다롄의 방추이다오(棒槌島)는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이 덩샤오핑(鄧小平) 등 중국 지도부와 은밀히 회동하며 북중간 비밀 회담을 했던 역사성도 내포하고 있다.

북한은 북미 대화를 앞두고 대미 협상력을 강화해야 할 처지였고 중국은 한반도 새 질서에서 자국 영향력을 유지해야 할 입장이었다는 점에서 과거 김일성 시대의 북중 밀착관계를 복원하는데 의기투합했다는 해석이 그래서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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