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이 미래다] 조정호 벤디스 대표

식대, 포인트 지급해 모바일 결제
종이식권 복제 우려 줄이고
복잡한 정산과정도 단순화
직원•회사 모두 만족도 높아
올해 거래액 500억 돌파 예상
평창올림픽 동안 50만끼 결제
예상 식대보다 5억원 절감 효과
24일 서울 역삼동 벤디스 사무실에서 조정호 벤디스 대표가 '식권대장'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종이식권, 식대장부 등 여전히 아날로그식인 기업의 식대 지급과 직원의 사용 방식을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한 모바일 식대 관리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벤디스 제공

상장사 A사는 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점심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었다. 매달 6,000만원을 식대로 지출하고 있는데,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하기에는 직원 규모가 부담스럽고, 제휴 식당과 정산 과정도 복잡했다. 그런데 최근 A사의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주변 식당도 3배 정도 늘어나면 만족도가 높아졌다. 식대 지출도 한 달 평균 4,500만원으로 떨어졌다. A사가 기존의 종이 식권 대신 벤디스가 운영하는 ‘식권대장’ 솔루션을 도입한 결과였다.

식권대장 서비스는 모바일 식권이다. 조정호 벤디스 대표는 일상 대부분이 모바일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종이 식권과 식대 장부, 법인카드 등 과거 방식에 의존하고 있는 직장인 식권 시장에 주목했다. 2013년 시스템 개발을 시작해 1년여 동안 시장 분석 과정 등을 거쳐 2014년 9월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 역삼동 벤디스 사무실에서 만난 조 대표는 “광고전단도, 신용카드도 모바일 앱으로 들어오고 있어, 기업들의 직원 식대 지원 도 모바일화하면 성장성이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벤디스에 따르면 회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직장인 중ㆍ석식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추정된다. 배달 시장만큼 크지만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처럼 모바일 서비스가 없어 조 대표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했다. 앱을 통해 식대 지급과 사용을 한 번에 해결한다면 복잡한 정산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식권을 남한테 주거나 복제하는 사례도 꽤 많아, 월말이 되면 식대 사용 내역을 체크하는 팀과 직원들이 매번 전쟁을 치를 정도”라며 “앱으로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식권대장”이라고 말했다.

초반 벤디스는 회사가 지급하는 식대를 포인트 형식으로 직원들이 앱을 통해 받고 제휴 식당에서 사용하는 아주 간단한 형태의 서비스로 식권대장을 만들었다. 앱을 열면 사용 가능한 금액이 표시되고 식사 장소와 메뉴 등을 선택하면 앱이 전체 비용을 계산한다. 식당에서 나갈 때 이 비용이 뜬 버튼을 식당 점원에게 보여주고 점원이 버튼을 터치하면 바로 식대에서 차감된다. 이후 바코드 기반의 구내식당 전용 솔루션을 내놨고, 같이 식사한 동료로부터 포인트를 끌어와 대표로 결제하는 ‘함께결제’ 등 신규 기능을 꾸준히 추가해 왔다.

식권대장 서비스 화면. 메인 화면에 식대 잔액이 뜨고 밥을 먹을 식당과 메뉴를 선택한 뒤 터치만으로 간편하게 결제가 된다.

조 대표는 “지금은 기업별 식대 정책을 다 담아낼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구현돼 있다”고 설명했다. “식사 시간을 정해 주세요” “남은 식대는 이월해 주세요” “직급별 식대를 차등시켜 주세요” 등 고객사별로 다양한 요구 사항을 식권대장 앱 하나에 모두 담을 수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한국타이어 등 170개사의 임직원 4만여명이 식권대장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식권대장 한 달 거래액은 33억원까지 불어났다. 작년 연간 결제액은 240억원이었고, 올해는 고객사가 늘어 5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지난해 4월 고객사 대상 조사에서 식권대장 이용 기업들의 평균 식대 절감률은 18%로 조사됐다. 벤디스가 확보한 직장 주변 제휴 식당만 1,500여개에 달해 메뉴 선택권이 늘어난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벤디스의 식대 관리 솔루션의 효용성은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입증됐다. 조직위원회로부터 모바일 식권 사업 대행업체로 선정된 벤디스는 올림픽 기간 1만5,000여명 자원봉사자들의 식사를 책임졌다. 자원봉사자들은 경기장 주변 숙소 35곳에서 머물면서 도시락 배달, 급식, 구내식당 등을 이용했는데, 봉사자들이 바뀌는 일정을 즉시 앱에 적용할 수 있게 만든 기능이 효과를 발휘했다.

조 대표는 “기상 악화 등으로 경기 일정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경우 봉사자들은 경기장 내에서 식사하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와 밥을 먹어야 한다”며 “기존에는 일정 변동을 즉시 반영하지 못해, 버려지는 음식이 많았지만 앱에 실시간 표시가 되니 낭비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올림픽 기간 동안 약 50만끼의 음식, 총 35억원의 식대 거래가 모바일 식권으로 이뤄졌고 이는 애초 조직위가 책정한 예산보다 5억원이 절감된 금액이다.

벤디스는 지금까지 쌓은 직원들의 식사 패턴, 주요 선호 메뉴 등 데이터를 활용해 올 하반기 새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직장인을 위한 통합 복지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 조 대표는 “직장인들이 가장 중시하는 사내 복지가 첫째가 휴가, 둘째가 식대 지원”이라며 “휴가와 관련된 영역을 포함해, 직원들이 기업의 복지 혜택을 더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직장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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