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회원 공유 시트 파일 입수

매 시간 최신 기사 정리해 공유

포털 메인 화면 모니터 외에도

안희정 김경수 추미애 등 검색 뒤

‘추가 뉴스’ 시트에 기입 임무

같은 기사라도 포털별 따로 관리

댓글 창이 중요한 ‘작업’ 대상

경공모 회원들이 특정 정치인 관련 기사를 검색한 뒤 정리한 '추가뉴스' 시트. 구글 스프레드시트 캡처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에서 새로 확인된 ‘모니터요원 시간표’ ‘추가뉴스’ 시트(Sheet)는 김동원(49ㆍ필명 드루킹)씨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여론관리 및 댓글 조작 수법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이들은 정치 기사와 관련한 댓글 여론을 장악하기 위해 각종 기사 및 댓글 매뉴얼과 모니터요원을 두고 최신 기사를 정리해 공유하는 등 치밀하고도 조직적으로 움직여왔다.

뉴스 모니터링은 모니터요원을 배정하면서 시작된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모니터요원 시간표’ 시트에 따르면, 경공모는 하루를 1시간 간격으로 나눠 특정 시간대에 모니터요원 닉네임(별명)을 기재했다. 시간표 상단엔 “일주일 간격으로 지울 예정”이라고 적혀 있는데, 자동 또는 수동 삭제가 됐는지 본보가 입수한 시간표에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모니터요원은 지워져 확인할 수 없었다. 또 네티즌의 기사 읽기가 뜸한 새벽 2~6시까지는 모니터링에서 제외돼 있다는 뜻으로 보라색으로 표시했고, 나머지 뉴스 조회가 몰리는 시간에는 닉네임이 적혀있다. 지난 2월 인터넷에 노출된 ‘모니터요원 매뉴얼’엔 “오전 2시부터 5시까지 세시간을 제외, 여건이 되는 다양한 시간대에 작업”이라고 적혀 있던 것과 달리 현실적으로 모니터요원을 운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월 20일 오전 8~9시와 오전 9~10시에 해당하는 두 칸에는 닉네임 ‘우리’가 적혀있는데 ‘우리’라는 경공모 회원이 두 시간 동안 뉴스 모니터링을 도맡았단 뜻으로 풀이된다. 이 시트에선 ‘우리’ 외에도 ‘아웃라이어’ ‘희즈’ 등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경공모 회원들이 뉴스 모니터링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모니터요원은 ‘모니터요원 매뉴얼’에 따라 맡은 임무를 실행했다. 매뉴얼을 보면 모니터요원은 네이버와 다음 메인 화면에 뜬 기사를 확인하는 것에 더해, ‘안희정, 김경수, 김상조, 전해철, 양정철, 정봉주, 이재명, 추미애’를 검색한 뒤 최신 기사를 ‘추가뉴스’ 시트에 기입해야 한다.

2월 6일 유출됐던 여론 조작 모니터요원 매뉴얼. 당시 여권 온라인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드루킹이라는 아이디와 여론 조작의 위험성이 언급됐었다. 온라인 캡처

실제 ‘추가뉴스’ 시트엔 해당 정치인에 대한 기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1월 19일 추가뉴스엔 연합뉴스가 보도한 ‘양정철 “盧 전 대통령 유서, 한없이 낮게 쓴 마지막 인사”’, 뉴시스가 보도한 ‘이재명 시장 ‘문재인 구두’ 신는다… 폐업기업 4년 만에 부활’ 등 기사 16개가, 20일과 21일 추가뉴스엔 각각 11개, 8개가 기록돼 있다. 모니터요원은 각 기사를 보도한 언론사, 기사 제목뿐 아니라 인터넷주소(URL), 기사를 확인한 모니터요원의 닉네임, 현재까지의 댓글 수, 체크시간 등을 기록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특히 지금까지 달린 댓글 수를 기록해 특정 기사가 얼마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지 파악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동일한 기사임에도 네이버와 다음 기사를 따로따로 공유하기도 했다. 기사 내용이 아니라 기사에 딸린 댓글 창이 이들의 관리 대상이었단 얘기다.

다만 이들이 올린 모든 기사가 ‘작업’ 대상이 된 건 아니었다는 점에서 ‘추가뉴스’ 정리는 댓글 작업을 행할 기사를 선별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추정된다. 모니터요원 매뉴얼은 “정치/경제 메인(많이 본 기사) 1~10위권에 작업한 기사들을 보면서 다른 세력이 뒤집기를 시도하거나, 새로운 기사가 10위권에 올라오면 게잡이방에 알려달라”고 밝히고 있다. ‘게잡이방’은 댓글 조작 서버 ‘킹크랩’을 사용하기 위해 만든 대화방이란 점에서, 댓글 조작은 메인 화면에 노출되는 기사 위주로 실행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추가뉴스 정리는 새로운 기사가 10위권에 올라올 경우를 대비한 작업인 셈이다. 실제 댓글이 적게 달려 관심이 집중되지 않은 대부분 기사에선 댓글 조작 정황을 발견할 수 없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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